롬바드 스트리트 (Lombard Street: the crookedest street in the world)는, 그 이름은 익숙하지 않을지 몰라도 이 거리의 모습만큼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익었을 것 같다. 한 컷의 사진이나 광고, TV, 영화 등에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키 슬로프처럼 가파른 언덕을 지그재그로 수놓은 찻길, 더구나 그 길이 붉은 벽돌로 포장돼 있어 좀처럼 잊기 어려운, 인상을 남긴다.

지그재그의 길이 들어선 언덕의 경사는 27도에 이른다. 스키장 슬로프로 치면 중상급자 코스에 해당하는 가파른 언덕지형인 것이다.

이 길은 동서 방향으로 뻗어 있으며, 내리막 쪽 즉, 동쪽으로 일방통행인 길이다. 러시안 힐 (Russian Hill)로 불리는 지역에 있는데 하이드 스트리트 (Hyde Street)와 리븐워스 스트리트 (Leavenworth Street)사이에 끼어 있다.

지그재그 길은 이 지역의 땅 주인이었던 칼 헨리 (Carl Henry)라는 사람이 제안한 것으로 1922년 만들어졌다.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경사가 너무 위험했기 때문에 통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런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지그재그 길은 8번 꺽어지므로 운전자는 운전대를 8번 꺽는 수고를 피할 수 없다. 한 때 세계에서 경사가 가장 급한 길이라는 별명을 얻은 적도 있는데, 지그재그 길이 놓여진 구간은 그다지 길다고 할 수 없는 400미터 가량이다. 자동차 길 옆으로 나있는 보행자 도로 또한 경사가 만만치 않아 16도에 이른다. 자동차 길의 통해 제한 속도는 시속 5마일로 기다시피 내려가야 하는 실정이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화단이 조성돼 있는데, 이 곳의 꽃들과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 특유의 푸른 하늘, 빨간 블록의 차도 등이 한 컷의 그림처럼 조화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