➂ 고위급 간부 탈북, 집단탈북 잇달아…북한 체제 불만·회의감 확산
김정은의 공포정치, 대북제재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의 여파(餘波)는 북한 내부는 물론이고 해외 주재 고위 엘리트층의 탈북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여자 종업원 12명, 남자 지배인 1명), 지난 8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서 북한 노동자 10여 명이 집단 탈북한데 이어 태영호 영국주재 공사, 당 39호실 국장급 인사, 정찰총국 대좌, 베이징 주재 보건성 국장급 인사, 러시아의 인력송출회사 간부까지 올 한해 탈북행렬이 줄을 이었다.
특히 북한 내에서 무엇 하나 부족할 것이 없는 엘리트층의 탈북은 북한 체제의 안정성과 연결되며 많은 주목을 끌었다. 이들은 탈북 동기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환멸, 대한민국 사회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북한 당국의 과도한 충성자금 강요에 대한 압박 등을 꼽았다. 충성자금 강요와 관련해 탈북민들은 과업 미달성시 장성택처럼 ‘당치도 않은 죄목’을 뒤집어쓴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 고심 끝에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했다고 정보당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엘리트층의 탈북을 통해 외부세계와 접촉이 많은 외교관들을 시작으로 북한 체제에 불만과 회의감을 느낀 엘리트층의 탈북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본격적으로 체제 균열이 시작될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물론 이 같은 탈북 행렬이 북한 체제의 심각한 동요나 탈북 도미노의 전조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귀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북한 체제와, 고위급을 포함한 수많은 망명 행렬에도 건재한 쿠바의 사례에서 보듯이 일부 망명 사례를 북한 체제의 심각한 동요 징후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