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강희주 기자] 새해부터 중국 수도권을 덮은 심각한 스모그로 인해 유람선, 고속도로 승객들이 신년을 선박, 자동차 안에서 맞아야 했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완바오(北京晚报)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 왕(王) 씨는 지난달 26일, 톈진(天津)항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국과 일본을 관광한 후 같은달 31일 베이징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신년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31일 톈진항구에 정박해야 할 유람선이 당시 자욱히 낀 심각한 스모그로 인해 입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2천명이 넘는 승객들이 배 위에서 꼬박 이틀을 기다려야 했고 지난 2일 오후 4시가 되서야 정박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유람선 관광은 카이사르(凯撒)여행사에서 주관한 것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확보된 전방시야 거리가 매우 짧았다"며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항구 측의 통지를 기다려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유람선 뿐만 아니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는 지린성(吉林省) 쑹위안(松原)에서 산둥성(山东省) 지닝(济宁)까지 화물 배달을 맡은 한(韩) 씨의 사례를 통해 "수천대의 차량이 스모그 때문에 고속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새해를 맞아야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190마리의 양을 지닝으로 배송하기 위해 출발을 했고 원래대로라면 다음날 오후 2시에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로정체 때문에 31일 새벽 4시가 되서야 베이징-선양(沈阳) 고속도로 탕산(唐山)구간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수많은 차량 때문에 꼼짝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오후 4시가 되서는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나타났다.

한 씨는 "차량 라이트를 켰지만 전방 5미터만 보였고 옆차량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도로 위에 차량은 수천대가 있고 어떻게 앞으로 갈 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한 씨를 비롯한 차량 운전자 수천명은 꼼짝없이 고속도로 위에서 새해를 맞아야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부터 베이징을 중심으로 시작된 스모그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기상부문은 수도권 지역의 스모그가 오는 8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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