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피고석에 선 구카이라이가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듣고 있다.
▲ 20일 오전, 피고석에 선 구카이라이가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듣고 있다.
 
중국 법원이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来·63) 전 충칭시(重庆市)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开来)에게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안후이성(安徽省) 허페이시(合肥市)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선고공판을 열고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에게 사형유예를, 공범 장샤오쥔(张晓军)에게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사형유예'는 사형을 선고하되 2년간 집행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구카이라이가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향후 무기 또는 유기징역으로 감형받을 수 있다.

허페이시중급인민법원은 앞서 지난 9일 구카이라이 사건에 대한 법원 심리를 진행하고 "구카이라이와 장샤오쥔이 독극물을 넣어 살해했다는 사실이 분명하고 증거도 충분하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형법' 제232조 규정에 따라 고의살해죄를 적용한다"며 "구카이라이가 주범이고 장샤오쥔은 종범"이라고 밝혔었다.

한편 신화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한 공판 방청기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지난 2005년 닐 헤이우드를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헤이우드는 명문 사립고교인 해로우 스쿨과 옥스퍼드 대학을 다닌 보과과의 유학 생활을 도왔으며 2005년 구카이라이에게 만남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것을 계기로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에게 중국 부동산 프로젝트를 알선해주는 등 사업을 도모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보수 문제를 둘러싸고 헤이우드와 구카이라이-보과과 모자 관계가 악화되고 급기야 헤이우드가 보과과의 신변을 위협하자,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13일 저녁, 헤이우드가 묵고 있던 호텔로 찾아가 장샤오쥔으로 하여금 사전에 준비한 독극물을 헤이우드의 음료에 넣어 살해했다.

구카이라이는 법원 심리에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떤 판결도 받아들이겠다"고 진술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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