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전거 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자전거 이용이 많았던 베이징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자전거 이용량이 급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은 베이징시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00년도 38%에 달했던 베이징 시내 자전거 통근율이 올 들어 12%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49년 공산당 혁명 후 자전거는 재봉틀, 시계와 함께 중국인의 3대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20년 전만 해도 베이징 거리는 자전거 벨소리와 북적이는 자전거 수리점으로 가득했었고 1994년에는 중국 정부 관계자가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개인차량 소유를 늘릴 방법을 물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기오염,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인해 근년 들어 중국 내 자전거 이용률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베이징대학 연구팀이 올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대기오염과 급격히 늘어난 자동차로 인한 도로공간 부족으로 운행 중 안전사고가 우려돼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9세 시민 쑨젠(孙键) 씨는 "출퇴근길의 심한 교통정체 때문에 자동차, 버스가 아닌 자전거를 이용했었으나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것을 참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자전거도로에 세워진 버스나 자동차도 피해야 된다"며 "재수가 없으면 차문과 부딪쳐 버스기사와도 싸우는 등 자전거 출퇴근길이 마치 전쟁터에서 싸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신문은 "베이징 정부의 (자전거 도로 이용 등) 느슨한 법 집행도 자전거를 타지 않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자전거 사용자가 줄면서 반대로 자동차 운전자가 늘어나 대기오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시정부는 이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나섰다.



베이징 도시계획디자인부 연구팀의 리웨이(李伟)는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자동차가 도로 옆에 주차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차량 운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위법 행위 단속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차가 막힌다고 차도를 벗어나 제멋대로 주행하는 사례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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