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94학번 새내기 해태(손호준)는 김일성 사망 관련 뉴스를 보다 고속버스를 놓칠 뻔했고, 빙그레(바로)도 학교에서 주어든 호외를 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드라마 화면 캡처




[데일리 엔케이 ㅣ 강미진 기자] 북한에서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상황이 이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면서 주민들이 김일성 사망에 대해 새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 사망에 대한 당시 남한 사회의 반응이 궁금해 이 드라마 알판(CD)을 찾고 있는 주민이 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응답하라 1994’는 남한의 과거에 대해 흥미가 있는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또한 주민들은 연속극에서 나오는 우리(북한) 최고지도자(김일성) 서거에 대한 반응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남한 사람들이 사망에 대한 긴급보도에 충격을 받는 모습에 대해 우리 주민들은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다”면서 “하나의 사건에 남한은 기뻐하고 북한은 슬퍼하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에 호기심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그해 김일성의 사망과 이듬해 발생한 삼풍백화점의 붕괴 등을 작품 속에 녹여내 남한 시청자들의 당시 사건에 대한 반응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일성 사망은 주요 언론사의 톱 뉴스로 보도돼 전국을 술렁이게 했고, 김일성 사망으로 막연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해소되고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소식통은 “이 연속극을 통해 주민들은 당시 김정일이 권력을 잡지 않았다면 통일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수령님(김일성) 죽음 이후 김정일이 남북통일을 하지 못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드라마를 통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남한 주민들을 보면서 수령님이 신적인 존재로 배워온 북한 사회에 대해 새롭게 보는 주민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내가 의식화됐나’라는 푸념도 한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처럼 북한 주민들은 외부에서 북한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특히 드라마를 본 주민들은 ‘남한 사람들의 감정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인식에 따라 지속적으로 남한에 대해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정치적인 이야기보다 이처럼 소소한 일상생활을 그린 남한 연속극을 즐겨 찾는다”면서 “이렇게 감성적으로 서로 융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속극에 빠진 일반 주민은 물론이고 중간급 간부들도 김정은에 대해 ‘문을 닫고 밖에 나갈 생각 없는 조그마한 놈’이라는 몰래 비난도 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민들은 남한 연속극을 통해 자유에 대한 열망을 품고 통제에 대한 반발심을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