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의 마지막 목적지는 언덕위의 작은 묘지다. 이곳에 고흐와 그의 변함없는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가 함께 묻혀있다. 자신을 몰라준 세상. 그래도 동생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탁 트인 풀밭 사이로 중년의 남녀가 눈에 들어왔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따라 다시 찾은 것이라 한다. “여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분위기가 좋았어요. 지금은 거의 관광코스처럼 되어버렸죠. 제가 젊었을 땐 정말 고흐에 대한 순례의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옆의 밭. 제가 정말로 좋아했던 곳이지요.” 내게도 언제든 찾아가 쉴만한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