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행선지는 베트남 최초의 대학인 문묘. 입구로 들어서자 아늑함이 묻어난다. 11세기인 1070년 라이탄통 황제가 학문적인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공자에게 바친 사원이란다. 라이탄통 황제는 1442년부터 과거 시험에 급제한 사람들의 이름, 출생지와 업적을 기록한 현판을 돌거북 위에 세우도록 명했는데 돌거북 머리의 높이를 보고 그 사람의 업적과 신분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1778년 이 시험이 폐지되기까지 116번의 시험이 치러졌으나, 현재 82개의 현판만이 남아있다.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베트남의 옛 상아탑. 그곳을 걷고 있자니 과거의 현인들이 다시 살아 돌아와 내게 말을 걸 것만 같았다. 경내로 들어서자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누군가를 향해 비는 간절한 기도는 다름 아닌, 공자를 향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공자가 모셔져 있다는 경내로 들어가 보았다. 중국 고대의 사상가로 유교의 시조, 동양학의 성인이 된 공자. 사람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을 인이라고 주장했던 공자는 그 수양을 위해 부모와 연장자를 공손하게 모시는 효제의 실천을 몸소 행하고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