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사진)썰렁한 전통시장 - 설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낮 서울 남대문시장은 불경기 여파로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했다. (오른쪽 사진)미어터지는 명동 - 22일 낮 서울 중구 명동(明洞) 거리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번 춘제 연휴는 18~24일로, 13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 불황으로 설 특허 실종… 온라인 쇼핑몰만 반사이익


도심 쇼핑가 중국인들로 붐벼







[조선일보] 설 직전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여성 스웨터, 유아용 바지 같은 설빔용 의류를 준비한 손수레 상인들이 "땡처리 1000원" "왕창 세일 3000원"을 잇달아 외쳤지만 시장 골목은 100여m 앞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썰렁했다. 여성용 코트를 파는 김영림(64)씨는 "아침 8시에 나와서 지금까지 딱 한 벌 팔았다"며 "남대문에서 40년 가까이 장사했지만 이렇게 부진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내수 불황 여파로 '설 특수(特需)'가 실종됐다. 설 명절을 전후해 전통 시장은 썰렁했고 대형 유통업체의 설 매출도 부진했다. 온라인 쇼핑몰 활황(活況)과 춘제(春節·설) 휴가차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의 소비가 늘어난 게 위안거리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경우 명절 경기의 척도(尺度)인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에 비해 부진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증가율은 16%(재작년 대비)였으나 올해 설에는 8%에 그쳤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였다.







저가 상품이 많이 팔린 것도 달라진 풍속도다. 현대백화점에서 올해 설에 많이 판매된 세트는 10만원 미만 상품들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업 단위로 구매하는 선물세트의 단가가 20~30%씩 떨어졌다"며 "이로 인해 5만원 안팎의 통조림, 조미료 세트가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모바일족(族) 확산과 싼 물건을 선호하는 분위기 덕분에 온라인 쇼핑몰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온라인 쇼핑몰인 GS샵의 경우 설 선물세트 판매가 작년보다 32% 증가했다. 특히 3만원 이하인 건어물·식용유 등 세트의 판매는 46% 정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G마켓·이마트몰의 선물세트 판매 증가율은 26~44%에 달했다.







설 경기(景氣)를 지탱한 거의 유일한 버팀목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설 연휴 동안 귀성객으로 텅 비어 있던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면세점은 물론 서울 명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누볐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지하 1~8층 매장은 평일 낮처럼 한산했지만 9층 면세점 매장은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앞으로 나가기 힘들 정도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쓰촨(四川)성에서 가족 여행을 왔다는 천메이위안(陳美苑·26)씨는 "한국 화장품이나 홍삼은 품질이 좋고 제품도 다양할 뿐 아니라 값도 중국보다 훨씬 싸다"며 "5박 6일 여행 기간 내내 쇼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경우 설 연휴 동안 중국인 방문객 숫자가 작년보다 50% 넘게 늘었고 매출은 75% 정도 증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올 설 연휴 기간에도 중국인 매출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중국인 관광객과 저유가 기조를 내수 활성화로 연결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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