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미술시장 '아트바젤 홍콩' 가보니]







37개국 233개 갤러리가 참여



'M+시각문화박물관' 시너지로 단색화 등 주요작 첫날 다 팔려











"도쿄의 초밥집도 우리 박물관 소장품이 됐습니다. 컬렉션(소장)의 개념부터 바꿨습니다."







14일 홍콩 컨벤션센터 강당에서 라르스 니트브 M+(엠플러스) 시각문화박물관장이 힘줘 말했다. 2019년 홍콩 서구룡(西九龍)문화지구에서 개관하는 'M+ 시각문화박물관'은 홍콩 정부가 '아시아의 미술 허브'를 만들기 위해 총 9억달러(약 1조160억원)를 들여 야심 차게 준비하는 미술관이다. '중국·홍콩·한국·일본 등의 20~21세기 아시아 시각예술을 아우르는 중화권 최대 현대미술관'을 선언하며 현대미술부터 건축, 디자인까지 아시아 주요 예술을 그러모으고 있다.



















▲ 전 세계 미술컬렉터 몰린 프리뷰 현장 13일 홍콩 컨벤션 센터 전시장에 인도네시아 작가 에코 누그로호의 작품‘Lot Lost(2015)’가 설치됐다. 청동 조각과 자수 태피스트리(직물 장식)로 구성됐으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아트 바젤 홍콩'(15~17일)의 13일 프리뷰(사전공개회) 현장에서 본 최대 이슈는 바로 이 'M+'다. 아트 페어에서 개관을 4년이나 앞둔 박물관의 현재 진행 상황을 발표할 정도로 화제의 중심이었다.







◇홍콩, 아시아 미술 허브로







'미술 시장'만 있고 '미술 문화'는 없는 곳. 예술계에서 가진 홍콩의 이미지다. 2012년 세계 최대 아트 페어인 스위스의 '아트 바젤'이 '홍콩 아트 페어'를 인수해 '아트 바젤 홍콩'을 출범하면서 '미술 시장'은 급성장했지만 그에 걸맞은 '미술 문화'는 없다는 지적이다. M+는 이런 오명을 씻기 위한 홍콩 정부 회심의 카드다.







박물관은 2012년부터 1억2900만달러(약 1460억원)를 들여 아시아 전역의 시각문화 관련 작품을 수집 중이다. 벌써 소장품 4000여점을 갖췄다. 현대 일본 디자인의 거장 구라마타 시로(1934~1991)가 1988년 디자인한 '기요도모' 초밥집도 컬렉션이 됐다. 2000년 문을 닫아 비어 있던 레스토랑 전체를 분해·재조립해 박물관 내에 전시한다.







정도련(42) M+ 수석 큐레이터는 "중국 현대미술가인 황융핑과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를 비롯해 한국 백남준·양혜규의 주요 작품과 단색화,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드로잉 등을 모았다"며 "20세기 이후 동아시아 시각문화의 흐름을 구조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테이트 모던을 설계해 스타 건축가가 된 헤르조그&드 뮈론이 설계를 맡아 지난해 8월 착공했다. 연면적 6만㎡(1만8150평)에 전시 공간은 1만7000㎡(5142평)이다. 큐레이터 22명은 홍콩·대만·한국·미국·유럽 등 다국적 스타 군단.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큰딸인 마웨이중이 수묵화 담당 큐레이터로 영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술관 계기로 미술 시장도 안정적 성장







대형 미술관이 본격적으로 작품을 소장함에 따라 아트 페어는 덩달아 활기를 띠었다. 전 세계 37개 국가에서 233개 갤러리가 참여한 이번 아트 바젤 홍콩에서는 이런 시너지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선 국제갤러리, 아라리오, 학고재, PKM 등이 참여했다.







VIP들이 몰린 13일 프리뷰에서 만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박서보·하종현·정상화의 단색화 작품이 빠른 속도로 팔렸다"고 했고, 리만 머핀 갤러리 부스에서 만난 레이철 리만 대표는 "트레이시 에민과 서도호 등 주요 작품이 첫날 다 팔렸다"고 했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 바젤 디렉터는 "서구 컬렉터도 많이 왔다. 홍콩이 확실히 아시아의 미술 중심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틈에 미술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홍콩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미술시장 전문가인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홍콩은 경매, 페어 등을 통해 미술 시장의 개별 수요가 충분한데 대형 미술관 개관으로 공적 수요까지 늘어났다"며 "한국도 정부가 공적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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