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숲이 하늘을 가리는 녹색 터널을 지나, 울창한 삼나무 숲이 있는 시토우 삼림지역을 갔다. 국립 타이완 대학이 조림하고 관리한 인공 숲으로 사람들이 맘껏 좋은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휴식처로 변모했다. 먼저 눈에 띈 건 숲은 한가운데 있는 스카이 산책로다. 원래는 숲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나뭇잎을 채집하러 올라가기 위해 높은 사다리를 놓았던 것인데, 2004년부터 공중에 산책로를 설치해서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고 한다. 아파트 7층 높이에서 산책하는 맛이 색달랐다. 양치식물이 나무 꼭대기에서 서식하고 있는 게 마치 쥐라기 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사시사철이 아열대기후인 타이완은 숲이 무성하다. 일제가 목재를 수탈하던 역사를 극복하고 국립대학이 맡아 아름다운 연못으로 다시 태어난 대학 연못. 연못 한가운데 잇는 이 대나무 다리는 주변에 풍부한 대나무를 사용해 매년 새로 만든다. 입시 때, 이 다리를 건너면서 소원을 빌면 국립 타이완 대학에 합격한다는 속설이 있어 입시철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한다. 한 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울창한 숲. 그리고 연못.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최고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