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나는 코발람 인근에 있는 비진잠으로 향했다. 고기잡이 나갔던 어선들이 돌아오는 시각, 자연스레 어시장이 열린다. 갓 잡아온 물고기라 싱싱했는데 처음 보는 물고기들이 많았다. 괜찮은 생선들이 나오면 눈치싸움이 치열해진다. 이렇게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도소매인들과 식당 주인들이다. “이곳에는 어부들이 몇 명 정도 있나요?” “많아요. 3000명 정도 됩니다. 저희는 한국에도 생선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6월 7월 8월 9월 고기가 잘 잡히는 철이라서 외국에서 많은 사업가들이 옵니다.” 일반인들은 한 편에 형성된 좌판을 주로 이용한다. 낯익은 생선들도 보인다.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 할머니는 덤을 집어준다. “여기는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입니다. 좋은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죠. 그래서 왔습니다.‘ 한쪽에선 어망을 정리하는 어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새들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저 멀리 통나무배 한 척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할아버지는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없다. 5m 남짓한 통나무배. 금세 돈을 건네받은 할아버지는 다시 바다로 향한다. 할아버지의 안전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