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차를 달려 트리반드룸에 도착했다. 케랄라주의 주도다. 구도심의 한가운데 스리 파드마나바스와미 사원이 있다. 30m 높이의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힌두 신화에 나오는 신, 요정, 악마가 조각되어 있는데 그 정교함이 놀라울 정도다. 케랄라에서 가장 유명한 이 사원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어떻게 오셨나요?” “이곳에 오면 기분도 좋고 또 신이 부르시면 언제든지 올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느낌인가요?”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요. 마음이 복잡할 때 이곳을 찾아와 기도하면 평온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겼다. 이 신성한 사원에 왜 옷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신전에는 많은 신이 모셔져 있습니다. 온몸으로 신들을 맞기 위해 상의를 벗고 신전에 들어가는 것이 전통입니다.” 덕분에 탈의실을 마련하고 옷을 맡아주는 가게는 문전성시였다. 나도 사원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힌두교도만 출입이 가능하고 더구나 촬영은 금지돼 있어 무척이나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