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이린의 리장유람

‘천하제일의 산수(天下第一山水)’라는 수식어가 꼭 따라붙는 구이린(桂林).

실제로 구이린에서 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햇살 좋은 봄과 가을에는 온갖 색의 꽃이 앞다투어 색의 향연을 벌이는 수채화로, 아침 짙은 안개 속에서 산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는 여백의 미가 살아 있는 수묵화를 방불케 하는 것이 바로 구이린의 자연이다.

구이린을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다. 강물은 풍부하고, 날은 청명하기 때문. 무엇보다 구이린 시내에서 가로수로 쓰이는 계수나무가 꽃을 피우는데, 그 향기가 시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강하다. 시각과 후각의 절묘한 조화를 접하고 있으면 천하제일이라는 명성이 빈 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구이린시 자체는 무척 큰 편이지만, 여행자들이 몰리는 지역은 그리 넓지 않다. 활동적인 여행자라면 자전거를 대여해서 다닐 만한 거리. 물론 자전거를 못 탄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없다. 여행도시인 구이린 시는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 코끼리가 물 마시는 듯한 상산(象山)

상산공원,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

구이린의 볼거리를 다 둘러보려면 입장료로 여행경비를 다 써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꼭 보고싶은 곳을 엄선해서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구이린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아마 리장(漓江)과 타오화장(桃花江)이 합류되는 지점에 있는 위치한 상산공원일 것이다.

코끼리가 강물을 마시는 듯한 모습의 바위산이 있어 코끼리 산(象山)이라고 이름 붙었다고 한다. 코끼리의 코와 발 사이에 있는 작은 동굴의 이름은 수월동(水月洞)이라고 하는데, 보름날 물 위에 비친 달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구이린을 한 눈에 담고 싶다면

구이린 시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하고 싶다면 뎨차이산(叠彩山)으로 가자. 땅 위로 볼록 솟아난 모양의 구이린 지역의 산들과는 달리 4개의 봉우리와 능선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상대적으로 넓은 산정으로 인해 비단을 첩첩이 쌓아 놓은 것과 같다 해서 디에차이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동쪽의 리장과 서쪽의 산수화 같은 풍경이 어우러져 있어 선경(仙境)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구이린에서의 리장 유람

예로부터 리장은 아름다운 풍경의 원조였다. 특히 구이린~양숴에 이르는 83km구간은 핵심중의 핵심. 리장 유람은 이 구간의 뱃놀이를 말한다.

한때 중국 남부여행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리장유람은 오늘날 그 명성이 크게 퇴색한 상태다. 요즘은 양숴나 싱핑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구이린에서 리장유람을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래도 리장 유람을 하고 싶다면 시외버스 터미널에 있는 부속 여행사를 찾아보자. 이런 곳들이 오히려 친절하고 저렴하다.

입맛 대로 즐기는 구이린 여행

굵직한 볼거리를 봤다면 이제는 입맛대로 골라가는 곳이다. 7개의 산봉우리가 북두칠성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고 해서 칠성공원(七星公园)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리장 유역의 풍경과 어우러져 산세가 아름다워 여행자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산길을 걷는 재미가 있다.

또 하나 구이린 시 외곽에 있는 길이 2km의 종유동굴인 노적암(芦笛岩). 인근에 살던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특이한 종유석들이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관광지화 되었다. 여행자들에게 개방되는 구역은 500m정도. 종유석의 신비로움을 고취시키는 화려한 조명이 인상적이다.

시가지와 리장변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한 복파산(伏波山)도 있다. 후한 시대 무장인 복파 장군 마위안(马援)의 무덤이 있는 산으로 시검석(试剑石), 천불암(千佛岩), 천인솥(千人锅) 등 제법 많은 볼거리가 있다. 시검석은 복파 장군이 칼을 시험하기 위해 잘랐다는 돌기둥인데, 실제로 뭔가 얇은 날에 의해 베어진 흔적이 엿보인다.

/// Check Point ///

♣ 저렴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간단히 한 끼 해결...

구이린은 야시장과 노점 식장이 잘 발달되어 있어 먹을 게 넘쳐나는 도시다. 특히 중심 광장 뒤편의 정양부싱제(正阳步行街)일대, 중산루(中山路) 등은 본격적으로 야시장이 형성되는 구간. 각종 길거리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 구이린에서 잠자기...

구이린에서 여행자들이 이용할 만한 저렴한 숙소는 많지 않다. 더구나 개발붐으로 인해 있던 숙소들도 많이 문을 닫은 상태. 저렴한 숙소는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 주변에 몰려 있으나 하루 이상 묵기에는 시끄럽고 위험하다. 한 가지, 여행 비수기인 12~3월 사이에는 대부분의 숙소에서 정상요금의 50%까지도 할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