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의 매력은 뜻 밖의 값진 보물을 만날 수 있는 행운



세계의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그 도시만의 독특한 '벼룩시장'이 한두 곳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여행 중 그 나라의 참 모습을 느끼려면 시장을 둘러보라는 말도 있듯이 서민들의 질곡과 일상이 그대로 느껴지고 정을 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낡고 시대 감각이 뒤떨어져 그냥 줘도 거절할 것 같은 벼룩시장 물건들 중에는 뜻하지 않게 귀중하고 값진 보물을 찾는 행운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중국 여러 도시의 벼룩시장이나 중고시장은 세계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건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도 유명한 벼룩시장에 여러 개 있는데, 누렇게 빛 바랜 오래된 책들을 파는 '바오궈사 도서시장'을 비롯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은 물건이 거래되는 '리캉진차오', 세계에 너무나도 잘 알려진 골동품 시장 '판자위안' 등은 베이징을 대표하는 벼룩시장이다.





바오궈(报国)사 도서시장

광안먼(广安门) 네이다(内大)가의 바오궈사 도서시장은 베이징에서 가장 먼저 생긴 중고시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오궈사는 요(辽)나라 때 세워져 사찰로 명(明) 대에 무너져 1466년에 다시 재건됐다. 사찰 안에 자리한 도서시장은 수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발걸음을 향하게 하고 있다.





















▲ 바오궈 도서시장에서는 오래된 반가운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바오궈 도서시장은 일년 내내 문을 열며 고서와 오래된 간행물, 그림책, 카드, 담배 포장지 등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이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꼭 필요한 책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을 때 바오궈 도서시장을 한 번 훑으면 어딘가에서 반드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책들을 구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바오궈 도서시장은 책이나 중국 골동품 소장가들의 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림책은 바오궈스 도서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건이다. 몇 십년 전 중국의 그림책은 영향력이 큰 출판물이었다. 이로 인해 당시 출간됐던 그림책은 소장가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도서시장의 한 사장은 “고대에 출간된 ‘홍루몽’은 한 세트에 무려 4-5만 위안에 거래가 이루어질 정도로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단행본들은 한 권에 1만 위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동전·우표 전시관, 담배 포장지 전시관, 그림책 전시관 등이 있어 도서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중국의 옛 문화를 느낄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바오궈 도서시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노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바닥만한 책장을 넘기며 책을 통해 몇 십년 전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과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리캉진차오(利康金桥)

베이징 차오양(朝阳) 다툰(大屯)로에 있는 리캉진차오 중고센터 역시 베이징에서 지명도가 매우 높은 중고시장이다. 이곳에서는 소파, 탁자, 의자 등 가구를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이 다 갖추어져 있다.



시장을 찾은 한 고객은 “사무용 탁자와 의자 한 세트에 600위안에 구입했다”며 “이 정도 물건을 다른 곳에서 살 경우 적어도 1천 위안은 줘야 한다”며 만족해 했다.



리캉에서는 가스 레인지 40위안, 전기밥솥 50위안, 간이 침대 70위안 등 가전제품에서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특히 서민층이나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리캉을 찾는 고객층은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 진출한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며 저소득층, 회사, 식당 등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시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에는 중고시장에 들어오는 물건들이 기업체에서 생산한 물건 중 재고품들로 좋은 품질의 물건들이 많아 싸게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든지 있다.



중고시장을 통해 싼값에 좋은 물건을 구입했을 때의 그 뿌듯함은 중고시장을 찾아 여기저기 둘러보며 값을 흥정하는 재미와 함께 중고시장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판자위안(潘家园)

이른 새벽 4시 30분이면 베이징 차오양구 둥싼환난(东三环南)로에 위치한 판자위안 골동품 시장은 문을 연다. 이때면 이미 작은 공예품들을 가득 실은 삼륜차, 소형 화물차, 서둘러 시장을 찾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베이징 골동품 시장인 판자위안은 4.85만 평방미터에 3천 개의 부스를 자랑하는 베이징 최고의 골동품 시장이다.



베이징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판자위안을 다녀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이곳은 중국 전역에서 올라온 각종 골동품으로 시장 전체가 중국의 고대 도시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판자위안에는 다기, 찻상, 그릇 등의 생활공예품에서부터 도자기, 목재소품, 청동상, 서화, 장신구, 문방사우, 고서, 그림, 오래된 간행물, 가죽제품 등 온갖 잡동사니가 모이는 곳이다.



이런 골동품들이 점포를 가득 메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늘 땅에 쪼그리고 앉아 한 손에는 골동품을 다른 손에는 확대경을 들고 물건을 감정하는 광경을 많이 볼 수 있다.



판자위안에서는 늘 녹이 쓸고 심지어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오래된 것 같은 물건을 조심스레 고객 앞에 내놓으며 사방을 둘러본 후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가격을 부른다.



이때 가격 흥정을 잘하면 좋은 물건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판자위안에서 골동품을 팔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판자위안’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서울의 골동품시장인 인사동에서 팔고 있는 골동품의 80%가 판자위안에서 들어간 것이며 일본 오사카 골동품성(城) 사장들도 정기적으로 매달 한 번씩 판자위안을 찾고 있고,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여사도 방문할 정도로 판자위안은 세계적인 골동품시장이다”고 자랑한다. [온바오 현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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