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족석각(大足石刻)은 스촨분지의 남동쪽, 충칭시(重慶市) 서쪽 대족현(大足縣)에 있다. 대족현은 당나라 건원(乾元) 연간에 조성된 현으로 대풍대족(大豊大足)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중국 3대 석굴인 돈황 막고굴, 대동 운강석굴, 낙양 용문석굴에 이어 마애석굴(摩崖石窟)로는 첫째로 꼽히는 석굴 사원이 조성돼 있다.


3대 석굴은 모두 위진(魏晋) 남북조 시대(220 - 589)에 만들어졌으나, 대족석각을 비롯, 관원(廣元), 파중(巴中)과 같은 후기 석굴사원들이 스촨지방에 조성된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당(唐)대 안사의 난(安史之亂) 이후 송나라 말기까지 약 400년 동안 양자강 이북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을 거듭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속에서 북방지역은 평화와 재력 두 요소가 모두 구비되지 못해 석굴조성이 어려웠으며, 지리적 관계로 상대적으로 전쟁의 피해가 거의 없었던 천부지국(川府之國)인 스촨성에는 지형적 특징을 살린 마애석각(摩崖石刻)이 대거 조성된 것이다.


마애석각(摩崖石刻)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족석각은 당 徽元 연간에 시작되어 당말(唐末), 오대(五代)와 남북 송(宋) 시기를 거쳐 명청(明淸)까지 석각 조영이 계속됐다. 대족석각에 현존하는 마애조상(摩崖造像)은 75곳, 조상(雕像)은 5만여 위(位), 비각제기(碑刻題記)에 새긴 글은 10만자나 된다.


이 중 보정와불(寶頂臥佛)은 대족석각에서 도 가장 큰 조상(造像)으로, 길이 31m의 석가모니 의 열반상(涅盤像)이다. 누워있는 부처님 앞에는 지하에서 솟아오른 듯한 부처의 18제자상(弟子像)이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다.


한편 향로 윗편에는 한폭의 그림처럼 구름과 하늘이 조각되어 있고, 하늘 에는 부처의 가족들로 전해지는 9여신(女神)이 부처의 열반소식을 접하고 가족들을 영솔, 부처의 영정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보정와불 옆으로 굽이 돌면 목우도(牧牛圖)가 펼쳐지는데 높이 5.5m 길이는 27m에 달한다. 산벽을 따라 교묘하게 와(臥), 식(息), 식(食), 음(飮)의 각기 다른 형태의 모습을 표현 하고 있는 이 조각은 특히 고삐를 잡아채는 성난 모습과 고개 숙여 순종하는 마지막 모습을 대조적으로 생동감있게 조각해 마음의 수련 역시 소처럼 한발 한발 길들여지는 변화의 과정을 겪은 후에야 심정여수(心靜如水)의 경지를 이룰 수 있다는 이치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2004년 8월 9일∼8월 15일 제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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