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설 산업부 기자/상하이 surisuri@hankyung.com


















27일 중국 상하이 창펑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2014 상하이 한국상품 무역상담회’는 예년보다 붐볐다. 지난 10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무협 측 설명이다. 지난해의 두 배 규모인 300여명의 중국 바이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김무한 무협 전무는 “한·중 FTA 타결 이후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려는 중국 바이어들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 바이어들의 열기와 대조적으로 한국 기업인들은 다소 뜨악한 표정이었다. 마스크팩 생산업체인 제닉의 김종길 중국법인장은 “한·중 FTA 이후 중국 투자를 늘리려고 하는데 관세율 인하 일정 같은 내용을 알 수 없어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더 큰 문제는 비(非)관세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완제품 관세율만 내리거나 철폐하면 중국과 무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마스크팩 같은 화장품의 중국 관세율은 6.5%에 불과하다. 게다가 제닉을 비롯 아모레퍼시픽 같은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완제품 관세율 인하 혜택을 거의 볼 수 없다.



색조화장품 전문 업체인 리오엘리의 송명규 중국법인장은 “완제품 관세율보다 20%인 수입 원재료 관세율을 인하하고 비관세장벽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사람들은 한국 제품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품질만 좋으면 반드시 살 것”이라며 “한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을 허가해주는 기간을 단축시켜주는 게 가장 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화장품이나 식품을 판매하려면 당국의 위생허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이 위생허가를 받으려면 최대 1년까지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을 중국산 제품(2개월) 정도로 줄여주지 않으면 완제품 관세율을 낮춰줘도 마케팅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고 했다.



정부가 무역 현장에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들어봐야 한·중 FT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깜깜이 FTA’도 문제지만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뒤따라야 무역인들이 기를 펴고 중국 시장을 누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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