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페리오 잇단 실패 이후 '귀한 원료' 강조 고급화 전략

1억弗 매출…한국의 2배

현지서 '저명 상표' 공식승인…年10% 성장 '치약 한류' 주도


















[한국경제신문 ㅣ 임현우/김선주 기자] “대나무 소금으로 만들었다는 징옌줘샤오(精硏卓效)를 사용해 보니 느낌이 아주 좋아요.” “호랑이풀로 만들었다는 라오후차오(老虎草)도 써봤어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22일 올라온 LG생활건강 죽염치약의 사용 후기다. 죽염치약의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올려놓은 웨이보 이용자들도 있었다.



중국에서 치약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토종 의류·잡화·화장품에 이어 생활용품까지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 치약 브랜드인 콜게이트 등이 매출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치약 한류의 선두주자는 LG생활건강의 한방 치약 브랜드 죽염치약이다. 죽염치약은 지난해 중국에서 2013년보다 10.1% 늘어난 1억618만달러(약 11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뒤 12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억달러를 돌파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11개 치약을 판매하고 있다. 충치 예방과 잇몸 관리 등 구강케어 기능을 강조한 ‘죽염 호랑이풀’과 ‘죽염 정연탁효’가 대표 제품이다.



LG는 1997년 럭키치약, 1999년 페리오치약으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외국 유명 브랜드보다 30% 저렴한 가격 경쟁력만 앞세웠던 것이 패착이었다.



LG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방향을 바꿔 죽염치약으로 중국 시장에 다시 도전했다. 일반 소금이 아닌 천일염을 대나무에 담아 10여회에 걸쳐 구운 죽염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내세워 고급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랑이풀과 일곱 가지 종류의 허브로 만든 ‘죽염 호랑이풀 치약’도 독특한 원료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이다. 중국인들은 보통 3~8위안(약 500~1400원)대 치약을 사용하지만 죽염치약(130g)은 중국에서 최고 34위안(약 6000원)에 팔린다.



중국인들의 기호를 반영해 중국 판매용 제품은 현지에서만 생산하는 등 ‘맞춤형 제품’을 내놨다. 죽염치약은 2006~2009년 4년 연속 중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전용 치약으로 선정됐다. 2008년에는 토종 브랜드 최초로 중국 정부에서 ‘저명상표’ 승인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이 중국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중국인이 사랑한 한국의 명품’ 설문조사에서 치약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죽염치약은 현재 LG생활건강의 모든 브랜드 중 유일하게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됐다. 죽염치약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60억원으로 중국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중국인들이 ‘열심히’ 양치질을 하기 시작해서다. KOTRA 칭다오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치약 시장 규모는 181억위안(약 3조원·2011년 기준)이며 해마다 1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 도시에서 양치질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85%이고 농촌은 50% 수준이다. 베이징에서조차 양치질을 하는 사람 중 24.4%는 하루 한 번밖에 하지 않는다. KOTRA 관계자는 “최근 구강 보건에 대한 의식이 강해지고 있어 치약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죽염치약의 중국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류스타 이승기를 모델로 기용해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홍성하 LG생활건강 중국 생활용품 마케팅 디렉터는 “소비자들의 구강 상태에 맞춰 치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잇몸, 시린 이 전문 등으로 세분화된 치약을 늘려갈 것”이라며 “죽염치약과 연계한 칫솔 제품과 죽염 성분을 활용한 핸드워시, 보디워시 등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경제신문과 온바오닷컴의 상호 콘텐츠 제휴협약에 의거해 보도된 뉴스입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경제신문에 있으며 재배포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