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범람에 요동치는 중국 밀폐용기 시장



'주방용품 강자' 락앤락

환경호르몬 논란에 짝퉁까지…중국 매출 지난해 반토막

"구조조정으로 위기 돌파"



'무서운 후발주자' 삼광글라스

유리 용기로 틈새 공략…글라스락 매출 36% 늘어

"기회는 지금…공격 경영한다"



[한국경제신문 ㅣ 김정은 기자] 국내 1위 주방용품업체 락앤락의 성공 뒤엔 중국이 있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뒤 2012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때 ‘중국 3대 수출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반면 주방용품 2위 업체인 삼광글라스는 2010년에야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소주병을 만들던 OCI(옛 동양제철화학) 계열사로 2005년 유리 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을 국내에 내놓아 인기를 끌었지만 중국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락앤락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삼광글라스는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락앤락의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락앤락 주가는 연초보다 11% 떨어진 반면 삼광글라스는 8% 올랐다.


















○반사이익 얻는 삼광글라스



지난 5년간 중국 대리상에 판매를 맡겼던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베이징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조만간 상하이에도 법인을 열 계획이다. 중국 내 최대 홈쇼핑인 CJ동방홈쇼핑에서도 글라스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티몰’에 리뉴얼 입점했다.



삼광글라스는 2013년 중국 매출이 205억원으로 같은 기간 2745억원에 달했던 락앤락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해 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부패 척결 및 뇌물단속 정책을 펴면서 기업들의 대량 구입이 줄어들자 락앤락이 주춤하기 시작했고, 삼광글라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구승 삼광글라스 글로벌2사업부 상무는 “유아용품업체 네슬레와 계약하면서 이유식용 유리 밀폐용기로 상품을 구성하는 등 기업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는 또 ‘48년간 유리 제조’를 한 업력과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을 밀어붙였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는 락앤락과 달리 삼광글라스는 모든 제품을 100%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광글라스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300여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 직접 지휘



금형 등 공정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유리에 비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만들기가 쉽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짝퉁’이 생길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락앤락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짝퉁’ 제품이 쏟아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김준일 회장은 한 달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보내고 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현지법인장 후임을 뽑지 않고 직접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 내 유통망을 성공적으로 정비하면 중장기적으로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실적이 저조한 제품군을 확 줄였고 텀블러(물병)를 새 주력 제품으로 택했다. 한류스타 이종석 씨를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2013년 중국에서 선보인 유아용품 브랜드 ‘헬로베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79% 성장했고, 중국 매출 비중도 3%(2013년)에서 13%로 늘었다.



락앤락은 젖병 이유식기 등 영·유아용품 위주였던 제품군을 어린이 및 미취학 아동까지 확대했고, 최근엔 디즈니 캐릭터 제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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