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절도 현장에 버려진 담배꽁초




지난 10여년간 조선족이 거주하는 빈집을 상대로 현장에 중국산 담배꽁초만을 남긴 채 100여차례나 절도를 저지른 남성이 붙잡혔다.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청각장애인 2급 전모 씨(52)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2006년 7월 4일부터 지난 2월 12일까지 서울 동부권과 서남권, 경기 성남·안양 일대의 다세대주택과 반지하방에서 114차례에 걸쳐 1억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씨는 지난 10여년간 서울·경기 일대 중국인 밀집 지역에서 114차례에 걸쳐 절도를 저질렀다. 그는 범죄 현장마다 중국산 담배꽁초 2개 또는 피우지 않은 두 개비를 남겨놔 경찰들 사이에서는 '중국 담배꽁초' 사건으로 불렸다.



전 씨는 일용직 노동과 풀빵 판매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함께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로부터 “중국인은 은행 통장 만드는 것이 힘들어 집에 돈을 놔둔다”는 얘기를 듣고, 중국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범행해왔다. 그는 고춧가루와 멸치, 깨, 냄비, 세탁세제 등 금전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식료품, 생활용품까지 무차별적으로 훔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훔친 돈은 모두 생활비로 썼다.



전 씨 범행의 피해자는 대부분 조선족이었으며 이들이 일터에 가는 낮시간대에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땐 항상 장갑을 꼈고, CCTV가 없고 골목이 좁아 차량 블랙박스가 없는 반지하 집만 대상으로 삼아 경찰이 검거하는데 애를 먹었다. 잡기 전까지는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출입국 기록까지 뒤져봤을 정도였다.



2년간 전 씨의 뒤를 쫓아온 광진서 강력팀은 범행 현장 인근에 있는 300여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모두 확인했으며 지난달 12일 금천구 독산동 범행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으로 그의 신원을 확인했고 결국 붙잡는데 성공했다.



전 씨는 범행현장에 담배꽁초를 남긴 이유에 대해 “긴장해서 담배를 피운 뒤 무의식적으로 남긴 것”이라고 밝혔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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