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자국 통신업체가 국내 로밍비용으로 폭리를 챙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국내 로밍비 원가가 거의 제로임에도 로밍비 징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내 이동통신업체가 20년 이상 로밍비를 관행적으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994년 발표한 규정에 따라 국내에서 성(省)·시(市) 경계를 넘어 통화하면 분당 0.6위안의 자동 로밍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규정은 2세대 이동통신(2G)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제3~4세대 이동통신 시대인 현재는 기술 발달로 원가가 거의 들지 않게 됐음에도 통신업체들은 여전히 이 규정에 따라 국내 로밍비를 징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차이나유니콤(中国联通)은 현재 4G 데이터비용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국내 로밍비용으로 분당 0.6위안, 차이나모바일은 분당 0.39위안을 징수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통신업체들이 이같이 챙겨간 로밍비만 2012년 기준 718억5천만위안(12조6천657억원)에 달했다. 통신사별로 보면 징수한 로밍비용이 통신사 전체수입의 8~10%를 차지했다.



해외 로밍비용도 지나치게 비싸다. 차이나유니콤은 중국인이 몰디브에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분당 12.86위안(2천270원), 인도는 분당 19.86위안(3천5백원)을 받으며 차이나모바일은 중국과 인접한 러시아 지역의 경우 무려 분당 최고 비용이 분당 40위안(7천원)에 달했다.



차이나텔레콤을 이용하는 베이징 시민 양(杨)모 씨는 "한국의 해외 로밍비가 분당 0.99위안(175원)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귀국 후 명세서를 확인해보니 로밍비용이 300위안(5만2천원)이었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대다수 국가의 해외 로밍비용이 분당 40위안에 달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밍비용이 통신사의 중요 수입원이긴 하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국내 로밍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로밍비용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같은 비용은 없애야 하며 해외 로밍비 역시 대폭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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