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진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던 해외 기업이 빠르게 변화되는 중국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도브(Dove), 럭스(LUX) 등으로 유명한 유니레버(Unilever)는 지난해 3분기 중국 매출액이 20%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도 20% 감소했다.



이는 중국 진출 30여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매출의 60% 정도를 신흥시장에 의존하는 유니레버는 중국 매출 감소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2.7% 하락했다.



유니레버 뿐만 아니라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 미국 소비재기업 콜게이트-파몰리브와 니베아로 유명한 독일 개인용품 제조∙판매사 바이어스도르프 역시 오프라인 매장 재고 과잉 문제를 인정하며 현지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이들 기업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변하고 있는 중국 내 소비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전자상거래가 발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7년만 해도 전자상거래 이용자 수는 4천6백만명이었으나 현재는 중국 인구의 3분의 1인 4억6천1백만명에 달했다.



지난 3년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각각 59%, 51%, 70% 각각 성장했으며 2013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4천530억달러(506조원)으로 전체 소매 매출의 11%를 차지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소비자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가운데 온라인으로 식료 잡화를 구매하는 비율은 절반에 달해 세계 평균치인 4분의 1보다 훨씬 많았으며 지난해에는 스킨케어 제품 매출의 42%가 온라인 판매였다.



이같은 변화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때 판매상과 구매자로 북적였던 베이징 중관촌(中关村) 전자상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텅 비었으며 예전같으면 일자리를 찾아다녔을 농촌 주민들은 알리바바 사이트에 온라인 매장을 개설하거나 전자상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장-마르끄 휴에 유니레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소비재기업들이 대체적으로 시장의 변화에 너무 더디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라인홀드 자코비 네슬레 중국 식품∙음료 매니징디렉터 역시 “좋든 싫든 전자상거래는 우리 사업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진열대에 해당하는) 화면 공간이 모두에게 동일하다”고 말했다.



일부 다국적 기업은 중국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발빠른 대응전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가전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중국 내 매장을 모두 매각했고 유럽 소매유통업체 메트로AG는 2013년 중국에서 가전 사업을 접었다.



1996년 중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一号店)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은 휴대폰으로 주문한 뒤 매장에 들러 직접 찾아가거나 배송받을 수 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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