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뚝심으로 중국 업체 맹추격

매출 순위 1년도 안돼 세 계단 껑충

입장권 수익 3년간 69%씩 늘고

관람객 수도 급증…올 2000만 눈앞

극장 공격 출점…연내 64곳으로



오감만족 한국식 복합문화공간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한곳에

아이맥스·4DX로 '특별한 경험' 제공

중국인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선정도


[한국경제신문 ㅣ 유재혁/선한결 기자]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체인 CJ CGV(대표 서정)가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로 중국 진출 10년째를 맞은 CJ CGV는 오는 9월께 50호점을 연다. 올해 들어서만 신규 지점 9개, 스크린 73개를 추가해 30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47개점, 373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중국 내 박스오피스(입장권 매출) 순위에서는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뒤 올해는 △1월 9위 △3월 8위 △5월 7위로 뛰어오르며 5위 이내의 선두권을 맹추격하고 있다. 입장권 매출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상반기 기준으로 3년간 연평균 69%씩 성장했다.

관람객 수도 급증했다. 2012년 연간 535만명이던 관람객이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147만명을 모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점유율도 솟구쳤다. 지난해 전체 2.0%였던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2.3%로 뛰었다. 250여개 극장 업체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점들의 입장권 매출 규모도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올 상반기 매출이 1000만위안(약 17억5000만원)을 넘긴 CGV 지점은 46곳 중 20곳으로 43%에 달했다. 중국 2, 4위 사업자인 진이(19%)와 CFG(38%)보다 훨씬 높다.
○내년 중국 CGV 상영관 수 국내 추월
CJ CGV의 중국 내 47개 극장은 상하이, 베이징, 청두, 우한 등 전국 26개 주요 도시에 있다. 올해 들어 9개 극장, 73개 스크린을 늘린 속도는 다디(중국 3위 극장), 싱메이(6위), 완다(1위)에 이어 네 번째다.

성장에 가속도가 붙은 CJ CGV는 올해와 내년을 중국 사업의 턴어라운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중국 내 극장 수를 64개, 내년에는 8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J CGV의 국내 직영 극장 수가 81개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내 극장 수가 한국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종우 글로벌사업 본부장(상무)은 “CJ CGV는 올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내년 안에 상위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초고속 성장세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며 “단기간 수익에 급급하지 말고 과감하게 중국 사업을 펼치라”고 지시했다. 특히 CJ가 갖고 있는 콘텐츠와 식음료 등 다양한 제품군과의 시너지 방안을 주문해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극장이 아니라 ‘한국적인 컬처플렉스 문화’를 전파하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CJ CGV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7월 한국마케팅협회가 중국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런민왕(人民網)과 함께 중국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CJ CGV는 중국인이 사랑하는 명품 브랜드로 선정됐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이 중국에서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DX·아이맥스…‘특별한 경험’으로 차별화
CJ CGV는 영화관을 확대하면서 TV나 인터넷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주는 데 각별히 신경썼다. 중국인들에겐 ‘온라인에서 볼 영화’와 ‘영화관에서 볼 영화’로 구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로맨스 등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즐기고, 대형 액션물 등 블록버스터와 3D(3차원)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이다.

무료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중국 관람객을 유료 극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스크린 크기부터 달라야 한다고 봤다. 대표적인 게 아이맥스(미국 업체의 대형 스크린)다. 중국인들의 아이맥스 선호는 유독 강하다. CJ CGV는 2013년 미국 아이맥스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아이맥스관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중국 내 47개 극장 중 18개 극장에 아이맥스(전체의 4.8%)를 설치했다. 이는 경쟁사들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이다.

중국 전체 스크린 수에서 아이맥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0.94%(총 2만3758개 스크린 중 아이맥스가 215개)였다. 미국(0.82%), 한국(0.66%), 세계 평균(0.58%)보다 훨씬 높다. 중국 내 아이맥스는 일반관보다 관람료가 약 1.7배 비싸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다. CGV는 자회사인 CJ 4D플렉스의 ‘4DX’를 늘렸다. 4DX는 3차원 스크린에다 바람과 의자 흔들기 등을 통해 오감 체험의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상영관이다. 2010년 CGV베이징 올림픽점에 첫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총 13개관을 설치했다. 여기에서는 ‘분노의 질주 7’ ‘쥬라기 월드’ ‘어벤져스’ ‘몽키 킹’ 등 100여개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 4DX 최고 실적을 차지한 ‘분노의 질주 7’은 약 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7만명을 모았다. ‘쥬라기 월드’도 15만명을 끌어들였다. 중국 영화 ‘몽키 킹 2’도 5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나타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류더화 주연의 사극 ‘적인걸’ 등 20여개 중국산 영화도 4DX 관에서 상영됐다.

이 밖에 초대형 디지털 상영관 ‘스타리움’, 연인들을 위한 프리미엄 특별관 ‘스윗박스’, 음향 진동시스템을 적용한 특별석 ‘비트박스’, 몰입감을 강화한 반구 형태의 ‘스피어X’ 등 다양한 특별관으로 새로운 상영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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