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중국, 제조 한국...중국, 시장 선진화 급물살
베이징 왕징 거리에서 최근 신개념 구두닦이 서비스인 시더우더우(洗豆豆)가 선을 보였다.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왕징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왕징소호 앞 거리에 메이크업 전문가들과 같은 검정색 장비케이스를 펼쳐놓고 신발을 수선하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직접 한번 서비스를 받아보았다. 첫 서비스는 회원가입 특가로 1위안이다. 우리돈 200원 정도이다. 원가는 19위안이니 우리돈 3800원 정도이다. 10위안 짜리 쿠폰을 추가로 스마트폰에 전송해줘 9위안만 내면 한번 더 특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중국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으로 회원가입하고 웨이신으로 결재할 수 있다. 웨이신으로 호출하면 커피숍이든, 사무실이든 장비케이스를 들고 달려온다.

신발 세척, 구두 닦이 및 수선 등 신발과 관련하여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다. 장비를 하나 하나 관찰해보면 특수 제작한 장비들로 '무장'됐으며 '복무원'들의 손놀림을 보아하니 전문 교육을 받은 듯 하다.

구두닦이와 스마트폰의 만남은 베이징에서 이렇게 실현됐다. 중국에서는 웨이신을 필두로 온오프라인 융합서비스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 시대에는 알리바바가, 스마트폰 시대에는 텅쉰넷이 시장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구두닦이, 운송, 물류 등 오프라인 각종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투자를 하고 카카오 솔루션으로 웨이신을 만든 텅쉰넷의 진화 방향은 카카오와 비교해 다른 특성이 발견된다. 카카오는 온라인 자체의 서비스에 집중한 반면 웨이신은 결재서비스를 추가하고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진정한 O to O 서비스 분야를 앞서 개척하고 있다.

웨이신은 채팅으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오프라인 서비스와 결재를 연동해서, 정보서비스에서 금융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몇달전 웨이신페이의 전체 금액이 위안화 600억 위안이라고 했다. 우리돈으로 계산하면 12조원에 달한다.

웨이신 페이가 화폐, 신용카드 등의 결재를 대체하며 금융서비스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웨이신이 이끄는 시장의 선진화가 놀라울 따름이다. 유니온페이, 알리페이, 웨이신페이 등의 중국 모바일 결재서비스는 신용카드 방식을 뛰어넘어 초현대적인 금융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발을 닦던 복무원이 신발 가격을 물었다. 왜 묻냐고 반문하니 비싼 신발일 것 같단다. 한국 등산화 전문회사인 트렉스타의 신기능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신발 신고 벗을 때, 손을 쓰지 않고 편리하게 신발끈을 풀고 묶을 수 있는 기발한 기능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신개념 신발이다. 착용감도 좋아서 신발을 신고 있지 않은 것처럼 편안할 뿐 아니라 장시간 걸어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생활 현장에서 체험하고 느끼며 비교해 보면 한국은 제조 분야의 선진화가, 중국은 서비스 분야의 선진화가 특징이다. 제조는 2차 산업이며 서비스는 3차 산업이니 한중 산업 선진화를 비교하면 중국이 한국을 이미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제조는 제품의 특성을 연구해야 하며 서비스는 소비자의 잠재적 요구를 연구해야 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창조경제란 온라인 위주의 정보서비스를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발전시킬 때 가능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창해왔지만 정작 창조경제는 중국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제2차 산업의 연장선에 있는 반면, 중국은 빠른 속도 2차 산업을 건너뛰고 포스트 3차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다. 왜 우리는 제조업의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 경제활동의 규제, 시장규모의 열세 등이 그 원인이다. 이같은 우리 경제의 약점을 극복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와 실질시장을 체험하지 못하는 경제이론가들이 할 수 있는 건, 통계를 근거로 설을 푸는 것 밖에 없다. 이들에게 창조를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미래지향적 경제가치 평가에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의 선진화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인의 자유롭고 적극적인 도전으로 실현될 수 있다.

구두닦이 온라인 정보서비스는 기술적으로 특별한 내용은 없다. 기술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유치한 수준의 기술이 적용됐다. 하지만 기술적 기준을 제외하고 사용자의 생활적 요구를 기준으로 삼으면 가치는 달라진다. 시장의 가치는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 참여,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 단순한 이치를 깨치지 못하는 이상 창조 경제도, 시장 선진화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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