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택시 메인페이지
▲ 디디택시의 메인 페이지
▲ 우버의 메인 페이지
베이징수도공항을 가려고 중국판 우버인 디디택시(디디다처)로 자동차를 불렀다. 공항까지 택시로 50위안 정도 나오는데 21위안을 웨이신(위챗)으로 결재했다. 지불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저렴했다.

베이징의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대기오염까지 심각해 거리에 나가기가 엄두가 안 날 때도 있다. 그런데 베이징 도심 도로변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추위에 떠는 시민들을 볼 수 없다. 택시는 집이나 사무실, 커피숍 안에서 부르는 서비스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택시를 손을 흔들어 부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시대로 진입했다.

도로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 광경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는 손을 들어 택시를 잡기는 더 어렵다. 빈 택시라고 해도 콜을 받고 이동하는 중이라 태워줄 수가 없다.

올들어 우버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 토종서비스인 디디택시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디택시는 택시 콜서비스로 시작해서 자가용 콜서비스, 대리운전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디디는 자본금 40억 달러를, 우버는 중국 자본금 30억 달러를 확보하고 13억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의 동종 서비스인 올라는 5억 달러 자본금을 확보했다.

근래 목적의식적으로 디디와 우버를 번갈아 이용하며 기사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생각, 의견, 수입, 요구를 들어보았다.

서비스 측면에서 디디택시는 외진 곳에 가는 경우에 거부하는 운전기사들이 있어서 고객의 불만이 있었다. 우버는 이같은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운전기사에게 고객의 위치만 알려주고 목적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하루 12건을 처리하는 운전기사에게 장려금으로 3백위안을 준다고 했다.

베이징에서는 퇴직자들이 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젊은이들도 적지않았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일을 하면 월 2만 위안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다고 했다.

디디의 경우도, 서비스 초창기에 운전기사에게 웃돈을 더 주면서 택시 잡기 편하게 했다. 지금은 디디는 기사들에게 23%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우버와 디디로 인해서 베이징의 택시회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차도, 운전기사도 더 깨끗하고 비용도 저렴한 디디택시의 콰이처나 우버 소속 자가용 서비스에 고객들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택시나 베이징 택시의 공통점은 길 모르는 외지인을 상대로 잘 속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버와 디디의 서비스는 고객을 속일 수 없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대략의 비용을 알려주고 우버와 디디 회사측이 운전경로를 실시간 체크해서 비용을 받아서 기사에게 지불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고객을 속일 수가 없다.

만약 고객의 불만사항이 접수돼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기사는 장려금 뿐 아니라 더 이상 콜을 못받게 한다.

한국 국내의 카카오택시와 우버, 디디택시를 웹다자인 측면에서 비교해 보았다. 카카오는 웹디자인과 정보 제공항목이 다르다. 우버와 디디는 지도 위에 고객의 위치를 중심으로 주위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고 카카오는 주변의 차량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카카오는 고객의 위치와 목적지를 파악해서 택시 기사에게 알리는 일방향 소통 방식이다. 반면 우버와 디디는 지도 위에 고객의 위치와 주변 차량 정보, 탑승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한 페이지에서 모두 처리했다. 그리고 고객과 기사에게 동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직접 소통하게 한는 쌍방향 소통 방식이다.

디디는 한자, 카카오는 한글, 우버는 사용자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가장 큰 차이이다. 서비스 내용, 시스템 구조, 운영 및 관리 방법 등에서 우버가 가장 우수하다. 실제 디디의 디자인은 우버를 모방해서 현지화한 것이다.

한국에는 왜 우버 서비스가 없을까 궁금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는 왜 디디와 같은 콜택시 서비스가 없을까 궁금했었다. 국내의 지인들에게 물으면 하나같이 택시 회사나 택시 노조에서 반대해서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앱 하나로 수억, 수십억 달러의 자본금을 모을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앱 하나로 업그레드된 서비스를 제공해서 운송서비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의 불만과 택시 운영의 불합리성을 해결한 솔루션으로 신개념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같은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운송시장 규모는 천문학적 규모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장악하면 기대 수익금도 천문학적이다.

실은 콜택시 서비스 개념의 우버, 디디 같은 서비스 항목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이와 비슷한 스마트 서비스를 국내에서 찾는다면 배달의 민족이 있다. 우버와 배달의 민족 서비스의 공통점이 뭘까?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를 O to O 즉 온라인 투 오프라인의 서비스이다.

이는 겨우 유아기 서비스에 불과하다. 5년전 스마트폰 출시 초기에, 나는 사용자의 속성이 바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에서 이동을 하며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로 바뀌는 변화의 핵심을 읽어면 미래 시장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즉 1차원의 정적인 인터넷 접속과 2차원의 동적인 인터넷 접속은 사용자의 요구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의 이슈는 단말기 자체였다. 물론 컴퓨터 산업 초창기에도 애플과 MS사의 컴퓨터 자체가 이슈였다. 하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이슈는 소프트웨어 이슈로 진화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산업의 이슈가 이미 소프트웨어로 진화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늦게 따라가는 추세이다.

궁극적 진화의 방향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실생활에서 오프라인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리모콘'으로 삼는 방향으로의 진화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대의 구글 검색과 네이버 포탈사이트는 새로운 개념의 실현으로 발전될 것이다. 그 진화된 미래의 실체는 온바오 시스템에서 구현되고 있다.

3년전 서울에서 관련 기관과 기업을 만나서 새로운 개념을 설명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들이 못알아먹는다고 비난했었다. 실은 비난할 일이 아니었다. 지금 만나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 그때보다는 좀 더 말이 통할 것이다. 요즈음 서울에서 만나는 이들은 내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현상황을 관찰해보면 스마트폰 시대의 국제시장은 미중 양국 위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해진다. 새로운 이슈는 주로 미국과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우리는 이를 따라가는 추세가 될 것이다. 카카오택시도, 카카오페이도 중국에서 온 것이다. 이미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의 갤럭시 이슈조차 중국의 애플 산자이 폰인 샤오미 이슈에 밀렸다. 즉, 하드웨어 산업에서조차 밀리고 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기술 박사'에게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박사들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 별그대를 보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사회와 시장은 자유로운 상상과 시도, 도전에 대해서 대단히 인색하고 보수적이다. 소프트웨어 산업 환경으로는 최악이다.

또한 대기업의 이해관계, 노조의 이해관계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만큼 시장규모도 크지 않다.

현대 사회의 시장은 고도의 브레인 경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지혜의 경쟁시대이다.

어렸을 때, 고향마을 초가집 지붕을 뜯어내고 스래트 지붕으로 바꾼 후 페인트칠을 하는 광경을 봤다. 그리고 전기가 들어오던 그 날의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혁신은 이와 같이 기존의 낡은 것을 허물고 새로 짓는 실천을 통해서 실현된다. 이같은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발전과 문명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 한국경제를 위해서 우리는 중국시장을 앞서 흡수해야 한다. 우리가 중국시장에 흡수되기 전에... 흡수되는 것과 흡수하는 것의 차이는 곧 갑과 을의 차이이다. 혁신에 앞선 자가 아시아의 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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