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오수제 교수.




[야오수제(姚树洁) 충칭대학 교수 허쉰넷(和讯网) 기고문]


모란봉악단과 북중관계의 취약성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김정은 집권 이후 추측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북한은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얻은 모든 경제적 성과에 대해 아무런 느낌도 없는 것 같다. 보수적이고 고집스러운데다가 안하무인이기까지 한 김정은은 자국 정치에서는 선배들의 보수성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나 북중문제에 있어서는 전례에 없을 정도의 복잡함과 흐리멍텅함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 김정은이 고집스럽고 오만하다고 해도, 북한 인민을 절대 멀리 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60여년 전의 그 전쟁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억이며 수십만명의 지원군이 이 조그만 국가를 위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자국의 항일전쟁 승리 열병식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서로 고위급 지도자를 파견해 참석시켰다. 민간에서는 북한의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들만이 모인 모란봉악단이 중국에 와서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고 중국 인민에게 예술과 문화를 통해 가까우면서도 신비한 국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하려 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모란봉악단의 아가씨들이 기차에서 막 내려 국가대극원(国家大剧院)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관영 언론은 이에 대해 "양측의 업무 협조에서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해명이다.



60년 전의 북중관계는 어떠했는가? 이제는 한 악단의 공연 협조조차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중국이건 북한이건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하는게 정말 형편 없으며 어느 누구도 양보하길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이유인지도 상관 없으며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질 문제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북중간의 갈등이 너무 커져서 예술단의 중국 방문에 대한 조정을 하는데도 버겁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두 국가의 가치관에 있어서, 이미 더이상 어떻게 중재할 수 없는 균열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갈수록 경제, 정치면에서 국제화된 대국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이 생각하는 것은 이미 60년 전의 잔혹했던 전쟁이 아니라 어떻게 부강하고 개방적인 대국을 만들 것인가이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의 의식은 여전히 60년 전에 멈춰져 있다. 김정은은 중국이 자신의 작은 형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실례로 남북관계는 앞길이 막막한 상황인데 여기에 중국이 중간에 껴 있다. 김정은의 눈에는 중국이 한국과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 중국이 북한의 이익을 위해 중국에 우호적인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초대하지 않는게 가능한 일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은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이 유엔(UN) 본부를 방문했을 때도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국의 경제, 정치, 외교적 발전 방향은 중국의 현재 발전방향과 완전히 일치한다. 한중 양국의 국가적 공동이익은 이미 북중간의 공동이익을 훨씬 넘어섰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감정과 외교 방면의 중요성 때문에 한중관계를 소홀히 여길 수 없다. 중국은 북한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개혁개방을 통한 발전의 길로 나아가길 원하지만 김정은이 바른길이라고 여기는 사상은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의 수소폭탄 연구와 실험은 중국 입장에서 그리 기쁘지 않다.



김정은은 일개 악단에 대한 대우를 중국의 최고급 예우로 격상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다. 북중 양국간의 관계가 이같이 된 근본 원인은 바로 양국의 가치관에서 있어 결코 조정할 수 없는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향후 북중관계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북한이, 중국이 이미 경험한 개방노선을 따라가느냐 여부이다. 만약 북한이 여전히 김씨 왕조의 일관된 사상을 따라가고 여기에 새 지도자의 무지와 오만함이 더해진다면 중국은 앞으로도 모란봉악단 사태와 같은 난처한 일을 더욱 많이 겪게 될 것이다. [번역 온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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