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최대 규모의 위안소 유적의 철거 작업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중단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상하이 인터넷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闻)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부터 상하이 훙커우구(虹口区) 궁핑로(公平路)에 위치한 위안소 유적 '바다의 집(중국명 海乃家)'의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날 오후 5시에 철거작업이 갑작스레 중단됐다.

'바다의 집'은 일본 해군이 일제강점기 당시 해군 수만명을 위해 일본계 화교 사카시타 쿠마조(坂下熊藏)에게 위탁해 지은 위안소이다. 일제 침략시기, 일본군은 상하이에 최소 149곳 이상의 위안소를 운영했는데, '바다의 집'은 그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1939년부터 정식으로 운영된 이 곳에는 욕실, 창고, 주방, 거실 등이 있었으며 일본인 10명, 한국인 10명, 중국인 20명 등 40명의 위안부가 17개의 방에 거주했다. 위안부 중 한국인은 한국에서부터 끌려왔으며 중국인 역시 일본군이 중국 내 전쟁에서 강제로 징용된 일반인이었다.

'바다의 집'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이 투항할 때까지 운영됐다. 1946년 3월, 사카시타 쿠마조는 가족들을 이끌고 일본으로 돌아갔고 '바다의 집'은 그대로 보존됐다. 1991년 10월, 쿠마조의 아들이 상하이를 방문해 '바다의 집'을 방문했을 때도 "위안소로 운영될 때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했다.

하지만 훙커우구의 철거 부문은 지난해 10월, '바다의 집' 건물을 징수하겠다는 공지문을 발표했다. 이후 '바다의 집' 철거가 확정되고 비난 여론이 일었지만 관련 부문은 "'바다의 집'이 문물보호건물로 지정되지 않았고 역사유적 명단에 등록되지 않았다"며 "'바다의 집' 철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바다의 집'은 지난 22일부터 철거가 시작돼 2~3일 내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현지 관계자는 철거작업 지속 여부에 대해 "현재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철거 작업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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