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한국의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33) 9단간의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구글의 고위급 임원을 역임한 중국 기업인이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확률은 1.1%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전 구글차이나 사장을 역임한 혁신공장(创新工场) 리카이푸(李开复) CEO는 포탈사이트 왕이(网易)와의 인터뷰에서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전망에 대해 "만약 한판만 한다면 알파고의 승률 11% 가량 되겠지만 5전 3승 또는 그 이상의 승리를 거둘 확률은 1.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리카이푸 CEO는 국제체스연맹 공식 순위 계산에 사용되는 평점 시스템 '엘로(ELO)'에 근거해 이같은 전망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세돌의 엘로 평점은 3천532점이었던 반면 알파고는 3천168점이라 이를 근거로 하면 이세돌의 승률은 89%에 달한다.

리 CEO는 "알파고가 지난해 11월 꺾은 유럽 챔피언 판후이(樊麾) 2단의 경우에는 엘로 평점이 3천점 가량이었다"며 "(점수는 비슷하지만) 아프리카 탁구 1위를 이겼다고 해서 중국 1위를 꺾을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리 CEO는 "알파고 책임자가 '우리가 최근 몇 개월간 얼마나 많이 발전한 지 외부에서는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며 "최근 알파고가 더욱 발전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카이푸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기까지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는 "IBM의 슈퍼컴 '딥 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러시아)를 꺾는 데까지는 4년이 걸렸는데 이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알파고는 구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만큼 4년은 너무 길고 1~2년 정도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알파고가 바둑 세계 챔피언을 꺾는데면 진정으로 인간의 뇌를 초월했다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기계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학습능력은 갈수록 강해지며 데이터 역시 갈수록 많아진다"며 "사람들은 바둑을 가지고 인류의 존엄성을 지키려 하지만 이는 환상이며 사람들은 현실을 대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강의 프로 바둑기사로 꼽히는 이세돌은 오는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첫 대결을 벌인다. 오는 15일까지 총 5번의 대국을 진행하며 승자에게는 상금 100만달러가 주어진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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