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승리, 전혀 이례적이지 않다!

컴퓨터가 인간을 이겼다며 놀라워 하고 있다. 컴퓨터도, 알파고도 인간이 만들었다. 컴퓨터가 인간을 이긴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도 인간이 만든 컴퓨터를 사용해서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를 이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알파고 승리는 우리에게 "컴퓨터를 잘 활용하면 누구든 최고의 기량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어릴 적에 텔레비전에서 암산 능력이 비상한 어린 학생을 본 적이 있다. 범상치 않은 능력인 것만은 확실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엑셀을 사용해서 그 이상의 암산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컴퓨터의 원리와 특성을 활용하면 보통의 사람들이 감히 상상치도 못한 일을 해낼 수 있다. 인간은 태고적부터 도구를 사용해서 역량의 한계를 극복해 왔다.

이미 우리는 과학기술 문명에 힘입어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인은 누구나 수백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화기로...

우리는 저마다 보는 장면, 듣는 소리를 사실 그대로 취재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인 혹은 무작위 다수에게 전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는 사실대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능력이 대단한 가치로 인정받았다. 지금은 그 어떤 화가도 카메라의 복재 능력을 흉내낼 수조차 없다.

상상을 해보자. 구글 검색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당장 우리 개개인에게 어떤 애로가 생길 지를...

알파고의 승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상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과학기술 문명시대를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컴퓨터 문명시대는 겨우 신석기시대 정도까지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이라는 상상을 하면 보통 참 희한한 상상을 한다. 수많은 기술이 그렇게 만들어지지만 빛을 못보고 사라진다. 인간생활에서 그 용도를 인정 못받았기 때문이다.

현대과학기술은 시장이라는 심판대에 올려져 생사와 승패를 결정받는다. 시장은 인간에게 쓸모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냉정하게 평가한다.

개인의 초능력이 특별한 시대가 아닌 시대이다. 그래서 알파고의 승리가 다행스럽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컴퓨터는 인간의 도구일 뿐이다. 도구라는 점에서 돌도끼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세돌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이다. 그래도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다. 세계 어떤 역도선수도 불도저를 이길 수 없듯이 말이다. [온바오 김병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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