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바둑 대결에서 인류 대표는 이세돌이 아닌 중국의 커제(柯杰)였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인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인류와 기계의 세기의 대결에서 우리는 정말로 진정한 대표를 선출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같이 전했다.

WSJ는 이세돌과 커제를 바둑계의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와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에 각각 비유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세돌은 현재 가장 성공한 프로 바둑기사로 꼽힌다. 1995년 정식으로 프로 바둑계에 입문한 후, 세계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했지만 최근 몇년간은 성적이 부진했고 지난해에는 세계대회에서 1차례만 우승했다.

반면 커제는 지난 1월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과 3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꺾고 우승하며 1년새 두차례나 세계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

다시 말해 페더러가 현재까지 가장 많은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몇년간 신성 노바크 조코비치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준 것과 마찬가지이다.

WSJ는 "서울 현장에서 만난 중국 기자들은 '중국의 바둑 애호가들 대다수 역시 이세돌을 지지하지만 알파고와 커제와의 대결을 더욱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중국의 한 웨이보 이용자도 '구글은 이미 이세돌이 늙었다는 것을 아는데, 왜 커제를 고르지 않은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커제 9단은 앞서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파고의 대결을 원하며 승률은 60% 가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세돌과 알파고에 2연패를 당한 후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지만 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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