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ㅣ 김현석 기자]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업체가 글로벌 노하우만 좀 더 쌓으면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옌스 하이데커 독일 메세베를린 부사장(IFA 사업 총괄·사진)은 19일 홍콩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매년 하반기 유럽가전전시회인 IFA를 열어온 메세베를린은 20일 중국에서 가전전시회 ‘CE 차이나’를 처음 개최한다.

이에 따라 세계 3대 가전전시회가 모두 중국판 행사를 하게 됐다. 매년 1월 세계 최대 전자쇼 CES를 열어온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작년부터 상하이에서 ‘CES 아시아’를 개최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도 지난해 7월 상하이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를 열었다. 커지는 중국 가전시장을 잡으려는 전시회 주최 측과 가전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데커 부사장은 CE 차이나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중국의 중산층이 급속히 커지면서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의 대표주자 하이얼은 올 1월 미국 GE의 가전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2011년 산요의 가전사업을 사들인 데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센스도 작년 7월 샤프의 가전 브랜드와 멕시코 공장을 인수했다.

하이데커 부사장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업체를 유심히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TCL ZTE 등 중국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중장기 전략을 갖고 세계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글로벌 소비자의 수요를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지역별로 다양한 수요에 맞춰 전략, 인재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내수 시장에만 집중해 성장하면서 글로벌화에 약했다”며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갖추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중국 선전에서 20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CE 차이나에는 지멘스 보쉬 등 150여개 업체와 알리바바 수닝 궈메이 등 중국 3대 유통업체가 참여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불참한다. 하이데커 부사장은 “삼성 등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내에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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