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개혁, 승인못할 게 뭐가 있나"
10월 12일, 북한 외무성 인사는 기자에게 대담하게도 "북한이 현재 강조하는 것은 경제개혁"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방 언론은 "북한은 현재 경제 분야에서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이라며 "중국의 '개혁개방'과는 다르다"고 전했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 인사는 이같은 보도를 강럭히 부인했다. 북한은 하나의 작은 나라로 '경솔한 개방'은 리스크가 비교적 크고 중국과 같은 대국과는 달리 외부세계의 충격에 대해 더욱 강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 거리에 있는 택시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비야디(比亚迪, BYD)의 F3 차종으로 이는 아마도 경제개혁의 산물로 보이며, 녹색과 노란색이 대비되는 차량 디자인은 마치 베이징 시내의 현대차 택시와 일부 비슷하다.
기자는 십수년전 유학생 신분으로 평양에서 1년 가까이 거주한 적이 있다. 비록 북한의 최근 몇년간의 GDP 성장폭이 정체 혹은 1% 가량이지만 당시와 비교해보면 많이 변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로에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거리에 신차가 매우 적었으며 버스는 구도로를 다니며 자주 멈췄다. 현재의 평양에서는 SUV 등 신형차량과 대중형차가 드문드문 보이며 택시 역시 많아졌다. 몇초마다 한대씩 지나가며 일부 지역에서는 차가 막히는 새로운 현상도 발견됐다. 차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소비수준이 높아졌다는 것 외에도 북한의 에너지 공급현황이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원유는 북한의 농공업 체계에서 공업의 업무효율과 농업의 생산량을 제고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택시를 일반 도로에서 잡을 수는 없고 정해진 주차장에서만 탑승할 수 있다. 미터요금기가 있지만 기사가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목적지에 도착한 후 가격을 밝힌다. 기자는 며칠 동안 택시를 몇차례 탔는데 택시비를 거리에 따라 1.5달러(1천8백원)에서 5달러(5천8백원) 정도 지불했다. 택시비는 달러, 위안화, 유로화 등 외국돈으로 지급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국가에 상납해야 된다. 북한 현지 주민은 북한돈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기사는 북한 돈을 받더라도 달러로 환전해서 상납해야 한다. 이 비용은 모두 북한의 원유수입에 쓰이게 된다.
북한 내 외국인은 규정에 따라 북한돈을 쓸 수 없으며 오직 달러, 유로화, 위안화 등 외국돈으로만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북한이 외화를 버는 수단이다. 서방의 제재 때문에 북한은 정상적 수단으로는 충분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없고 자국에서 필요한 물자를 구입하기도 어렵다.
북한에는 2가지의 외환 환전방법이 있다. 하나는 호텔, 외국상점에서 공식 규정에 따라 1달러를 북한돈 100원, 1위안은 16.7원으로 환전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시장가격으로 중국돈 1위안을 북한돈 1천2백원 가량에 바꿀 수 있으며 매일 환율변동이 있다. 이같은 환율은 기자가 십수년 전 북한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