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신드롬의 결정적 계기가 된 중국 내 ‘온라인 조회수 30억뷰 돌파’ 등의 성적도 중국 투자사가 자국 시장의 송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투자사의 재산권 행사 범위도 커졌다. 지난해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면 중국 자본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지분을 49%까지 소유할 수 있어 최대주주 등극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게다가 중국 드라마 콘텐츠 시장은 최근 6년 새(2010~2015년) 연평균 15% 이상 성장하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 식’의 투자 유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자본을 바라보는 국내 제작사들의 시각은 두 갈래다. 잘나가던 홍콩영화가 미국 자본에 밀려 지식재산권과 인력 유출 등 문제로 ‘한순간’에 무너진 선례로 봤을 때 지식재산권과 인적 자원, 글로벌 유통망은 절대 양보해선 안 된다는 측과, 지식재산권과 유통 권리 등을 넘겨서라도 더 좋은 작품을 잘 제작해 납품하는 게 서로 ‘윈윈’하는 길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중국의 화책미디어와 손잡고 ‘태후’를 제작해 대박을 터뜨린 제작사 뉴(NEW)는 후자의 경우다.
문제는 누구도 우리의 드라마 기획력과 제작 능력, 콘텐츠 제작시스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 데 있다. 애써 키워온 국내 제작사가 중국 회사로 둔갑해 원천 저작권 이양과 제작 인력 유출 등의 문제를 겪는다면 짧게는 몇 년 안에 한류 드라마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