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박장효 기자] 한국에서 유학중인 중국 학생들이 침체된 국내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구세주'로 부상했다.

중국 경제전문지 제일재경일보(第一财经日报)는 '중국 유학생, 한국 지방경제의 위대한 구세주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류문화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다가 지리적 요소까지 더해져 한국으로 가는 중국 유학생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한국의 대학가 풍경도 바뀌고 있다. 신문은 "기자가 실제로 서울 주요 대학을 방문한 결과 중국어 대화가 수시로 들렸으며 대학가 주변에는 중식당, 중국식품점을 비롯해 중국식의 게임방, 찻집에 만화방, 중국식 전병을 파는 노점상까지 등장했다"며 "마치 리틀 차이나타운을 보는 듯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양꼬치를 파는 식당도 등장했다"며 "식당에 있는 대다수는 중국 학생이었지만 단골로 오는 한국 학생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한국 학생은 "중국 친구가 양꼬치집에 데려온 후 이 곳을 좋아하게 됐다'며 "양꼬치에는 칭다오(青岛)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도시가 더욱 뚜렷하다. 충청남도 아산시의 경우에는 중국 유학생이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 요인으로까지 부상했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아산시 대학 주변의 공실률은 최고 69%에 달했으나 중국 유학생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상권이 살아나 지난해는 30% 이하로 감소했다. 신문은 "중국 학생이 늘어나면서 한국 학생도 점차 학교 주변지역으로 몰려들어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 내 중국 유학생의 증가에 대해 한류문화 요소도 있지만 대학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국 유학생 모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근년 들어 출산율 하락이 지속화되면서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데다가 글로벌화 트렌드에 맞춰 적지 않은 학생이 해외로 유학을 떠나 지방대학의 경우에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 경영난에 직면했다.

떄문에 한국 교육부는 최근 "2023년까지 현재 10만명 가량인 해외 유학생을 20만명까지 늘리고 서울 이외의 주요 대학에는 정부장학금 지급 등의 형식을 통해 3만명의 유학생을 유치해 지방경제 및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내용의 '스터디 코리아 2023'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 규정에 따르면 첨단산업과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2급, 일반 전공은 3급을 따면 입학할 수 있는데, 일부 대학에서는 중국 유학생 유치를 위해 영어성적을 제출하면 TOPIK 성적을 면제해주기도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내에서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중국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다가 교육의 질과 학생관리 수준이 저하돼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대학 경제과 이국헌 교수는 "이같은 문제의 본질은 한국 대학이 유학생 관리에 대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중국 학생이 한국에서 다른 문화습관과 캠퍼스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만큼 대다수 대학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을 어렵게 여겨 손을 놓고 방관하고 단지 이들을 '돈줄'로만 여긴다면 긴 시간이 지난 후 이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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