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을 때가 식사 시간이지만, 식단은 밥에 한두 가지 반찬이 전부인 ‘한심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공장 대부분이 시내로부터 10~30리 정도(약 4~12km) 떨어진 미개발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숙소도 그 근방에 마련돼 있다.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10명씩 한 개 조를 구성해 좁은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 하다가 종종 다치는 노동자들도 봤는데, 치료를 위한 외출이나 조퇴마저도 북한 측 관리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당장 병원 가는 것을 못하게 하더라”면서 “그런데 북한 관리자들은 중국 회사로부터 인건비를 선불로 받아놓았다는 이유로 북한 노동자들에게 치료를 위한 짧은 휴식도 쉽게 주지 않더라. 고된 노동에 못 이겨 귀국을 요청한 노동자도 있었지만 받은 인건비만큼의 일을 하라는 답만 받고는 아픈 몸을 이끌고 파견 기간을 다 채웠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물품은 화장지와 칫솔, 치약, 비누 정도”라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월급 전액을 다 갖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북한 간부 입장에서 월급도 지급했는데 추가 비용이 많이 드는 걸 달가워할 리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된 노동에도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통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거의 매일 이뤄지는 생활총화와 외출 감시 등으로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둥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는 한 대북사업가는 “생산직의 경우 당일에 받은 일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평가하고 다음날 할당량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북한 측 관리자가 노동자들을 데리고 매일 생활 총화를 진행한다”면서 “하루 일과를 성찰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단, 일 못하는 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들 앞에서 본보기로 추궁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적과 추궁이 매일 반복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말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말에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식거리를 사는 북한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휴가 겸 외출이 한 달에 이틀뿐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러시아로 파견된 노동자들은 그나마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아르바이트도 한다고 하지만, 단둥 쪽은 외출조차 쉽지 않아 그런 건(청부업 등) 상상도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단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매달 받은 월급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다는 일부 보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3년이라는 파견 기간이 끝난 뒤에야 모아뒀던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가는 “노동자들이 월급을 매달 받을 수 있는지 혹은 3년 간 (관리자에게) 맡겨뒀다 귀국 전 받는지는 관리자에 따라 다르지만, 인편으로 송금한다는 건 알려진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돈이든 편지든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려면 전부 관리자가 승인 후 직접 처리해줘야 하는데, 개인적인 용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북한 노동자들도 ‘차라리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3년을 버틴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