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한·일·중 대학생 동아리 외교캠프' 참가자들이 19일 속초시립박물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orea.net] 설악산 국립공원과 동해안 해수욕장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름철 환영 받는 휴가지 강원도 고성. 최근에는 속초와 함께 한국에서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위치기반 모바일 게임을 유일하게 체험할 수 있다고 해 인파가 붐비는 설악산 자락에 한국과 일본, 중국의 대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이 이곳 강원도에 모인 것은 그러나 게임 때문이 아니다. 핸드폰을 붙들고 제각각 게임 삼매경에 빠지는 대신, '2016 한·일·중 대학생 동아리 외교캠프' 참가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묻고, 듣고, 나누는데 여념이 없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한·일·중 대학생 동아리 외교캠프'는 외교부가 한·일·중 민간교류 확대의 일환으로 한·일·중 미래 주역이 될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는 프로그램. 올해는 한국 대학생들과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일본 학생들, 캠프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학생까지 총 7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캠프를 통해 친구들을 사귀고 나아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기를 고대하며 이곳을 찾은 학생들의 마음이 상기된 얼굴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 '2016 한·일·중 대학생 동아리 외교캠프' 첫째 날인 18일 밤 참가자들은 조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퀴즈를 풀고(위) '몸으로 말해요' 놀이를 통해 한층 가까워졌다.
참가자 대부분이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음에도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으로 서로의 언어로 인사를 나누고 소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 혹은 상대 국가를 여행한 경험을 공유하며 급속히 거리감을 좁혀갔다.

모두 인사를 나눈 후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된 캠프 첫날 18일 밤, 참가자들은 퀴즈 게임에 참여하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한편 "한글을 만든 것은 세종대왕이다", "중국에서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식사 예절이다" 등 한·일·중 3국의 문화에 대한 지식을 OX퀴즈로 풀기도 했다. 퀴즈의 최종 승자는 중국인 권미(權薇) 학생.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가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질문은 "군사 시설이나 인원을 배치해놓지 않은 지대이며, 한국과 북한 사이에 있는 비무장지대를 약칭하는 용어", 답은 DMZ였다.
▲ 캠프 둘째 날인 19일 참가자들이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살던 단칸방을 재현해 놓은 속초시립박물관 민속촌을 둘러보고 있다.
▲ 19일 통일전망대를 찾은 캠프 참가자들은 전망대 너머로나 겨우 볼 수 있는 북한의 풍경을 바라보며 신기해 했다.
이튿날 속초시립박물관을 찾은 참가자들은 한국전쟁 후 속초에 자리를 잡은 실향민들과 이들이 살던 아바이 마을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과 민속촌을 둘러보고,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분단 한국의 역사와 현재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립대에서 중세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상하이 출신의 홍문초(洪文超) 학생은 "북한에 이렇게 가까이까지 와 본 것은 처음"이라며 복잡다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캠프 셋째 날인 20일 짙게 낀 안개와 비로 설악산 등반을 포기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숙소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조별로 모여 앉아 3국 협력 분야와 방안을 논의했다. 3국 음식대전, 3국 여행정보 공유 프로그램 등 음식, 문화, 관광 분야에서부터 3국 환경 공동대응체 구성, 3국 장학재단, 청소년 무비자 등에 이르기까지 3국의 대학생들이 피부로 느끼고 체감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3국 협력방안이 제시됐다.
▲ 캠프 참가자들이 20일 문화, 음식,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3국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천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마쓰이 유키(松井 友紀) 학생은 캠프를 통해 많은 한국인, 중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다른 나라에 친한 친구 1명만 있어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처음 듣고 나서 이 말이 마음 속에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처음 올 때 친구 한 명은 꼭 만들고 오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훨씬 많은 친구를 사귀었어요"라며 그는 활짝 웃었다. 동북아시아의 정치·역사·외교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고려대학교 문지원 학생은 "다른 국적을 가진 학생들은 동북아시아의 여러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일·중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장이 된 '2016 한·일·중 대학생 동아리 외교캠프'는 21일 3국 청년 선언 작성 낭독 및 수료식을 끝으로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친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캠프 외에도 서울 3국협력사무국(Trilateral Cooperation Secretariat, TCS) 초청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의정상회의·논문경진대회 등 3국 청년들을 위한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장여정 코리아넷 기자
icchang@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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