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저널 ㅣ 김혜련 기자]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12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100만 인파가 운집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해외 동포들, 특히 집회와 시위가 철저하게 금지된 중국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져 성난 민심을 드러내고 있다. 시국선언의 중심에는 유학생들이 있었다.
7일 열린공간에서 상하이 유학생 및 교민 20여 명이 시국선언서를 발표하고 있다.
푸단대․동화대 유학생 시국선언
16일 푸단대(复旦大学, 복단대) 한국학생 111명(학사․석사․박사)은 온라인 '복단대 커뮤니티'와 '두레마을'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온라인에서 진행된 서명운동을 통해 이뤄졌다.

푸단대 학생들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모든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새누리당 현 지도부 사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주장했다.

푸단대 학생들은 중국의 정치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시국선언문의 낭독을 포함한 집회 및 시위는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7일 상해한국상회 열린공간에서는 상하이 유학생과 교민 20여 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이들은 “21세기에 우리 조국이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됐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상하이에 살고 있는 우리는 조국 대한민국이 요동치고 기우뚱거리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한 참가자는 “중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는 만큼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 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해한국유학생총연합회(상총련)는 23일 회의를 통해 10개 회원교의 의견을 취합해 시국선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베이징·난징·홍콩에서도 한 목소리
난징대 한국 유학생들은 13일 시국선언문 발표에 이어 19일 2차 시국선언 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문고리 삼인방과의 독단적 정책 운영,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 교체, 국정 교과서 추진, 세월호 사건, 개헌,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 등 임기 내 많은 물의를 일으켜 왔으며 마침내 10월 24일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분노는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난징대의 한 재학생은 “한인 학생회가 난징시 공안국으로부터 사전에 허락을 받았다. 과격 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라고 2주에 걸친 시국선언 모임이 가능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징대 유학생 98명은 9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내려놓아야 하며 하야를 포함한 국민이 납득 가능한 방안들을 심사숙고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헌법질서 회복과 국가의 정상화를 위해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 책임자들에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에는 싱가포르와 홍콩대학 한인 교수 67명이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이 물러나 불법을 저지른 측근과 함께 수사를 받고 국정농단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에서 최대규모의 집회가 열린 지난 12일 선전(深圳)의 한 식당에는 교민 14명이 모여 ‘박근혜 하야(朴槿惠下台)’ 피켓을 들고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12일 선전(深圳) 교민 14명이 한 식당에서 시국선언에 동참했다.(사진: 재외동포 행동)
시위․집회 어려운 中 ‘온라인’으로
시위와 집회가 여의치 않은 중국 교민들은 온라인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베이징 교민들은 12일 중국 최대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에 단체채팅방을 개설, ‘박근혜 OUT’ 등의 피켓이나 핸드폰 화면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어냈다.

다음 아고라에는 14일 ‘박근혜 퇴진 서명운동(상해교민)’이 등록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범 재외동포 서명운동이 구글 설문기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56개국 해외동포가 온라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행동(이하 재외동포 행동)’은 전세계 공동행동 포스터를 공유하고, 세계 각국의 집회 신청을 받아 사이트를 통해 알리고 있다.

지난 12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800여 명이 모였으며, 같은 날 독일 베를린에서는 500여 명이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를 개최했다. 그 밖에도 지난달 30일 이후 미국, 영국, 아일랜드, 브라질,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에서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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