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미국과 중국간의 통상분쟁이 발생하면 한국의 전자, 섬유업계가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표한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과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직 이를 실천하진 않았지만 환율조작을 불법 보조금으로 간주해 해당국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간접적으로 중국을 조이고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실행한다면 중국 역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미·중 통상분쟁이 벌어진다면 4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중국을 통한 재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에 벽을 쌓는다면 중국을 거쳐 미국 시장으로 가려는 한국 제품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산업별로는 가공무역(다른 나라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제조해 만든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 비중이 큰 전기기기, 섬유·의류, 피혁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한국산 수입품 중 전자기기는 65.5%, 섬유·의류는 59.6%, 피혁은 58.8%가 미국 등으로의 재수출을 위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내수를 위한 수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중국 내 한국산 제품 수요도 자연스레 함께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0.5% 감소한다고 봤다.

그나마 대미 수출은 기회 요인이 있다. 한·중 수출 경합도가 높은 기계류(0.47), 전기·전자(0.51), 의료정밀광학(0.51) 등 일부 품목은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역협회는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은 미국의 제재 강도와 중국의 대응 수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면적 통상마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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