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 출신 고려대학교 3학년생 나르다 산타나씨는 '라티나 사람'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문화와 한국 대학 생활을 남미에 소개해오고 있다. 정기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그는 최근 고려대학교 중남미 지역 학생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Korea.net] 페루 출신 유학생 나르다 산타나(Narda Santana)씨는 정기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스타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생인 산타나씨는 지난해부터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찍어 ‘라티나 사람(Latina Saram)'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한국 아이돌의 화장법 따라 하기, 한국 여대생 패션 소개 등 최신 유행 관련 소재부터 한국 대학 생활 소개와 문화 체험기까지, 그가 제작한 콘텐츠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올라간 동영상 대부분은 조회수 30만을 넘겼고, 전체 조회수는 1천4백만을 넘었다. 중남미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지난 2월 페루에서 연 팬 미팅에는 2천명 이상이 몰렸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그는 지난 7월 고려대학교 중남미 지역 학생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여름방학 동안 고려대 입학홍보팀과 멕시코 대학들을 방문한 그는 가는 곳마다 수백 명의 팬들에게 마중 받았다.

이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을 넘어 중남미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올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만난 나르다 산타나씨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된 뒷이야기와 고려대 학생 홍보대사로 남미를 방문한 소감, 인기 비결 등을 밝혔다.
▲ 산타나씨는 중남미 한류 팬들이 궁금해하는 한국의 대학과 젊은 한국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관심을 갖고 유학을 오게 된 계기는.

2014년 한국에 처음 왔다. 사실 한국에서 유학할 계획은 아니었다. 그 해 멕시코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한국 학생들을 만났다. 근데 그 친구들의 문화와 노는 방식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 중 가깝게 지내던 친구 한 명은 한국에 놀러 오면 재워준다는 말을 늘 했었다. 그 친구가 떠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됐는데,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그래서 한 학기 휴학을 했고, 한국어도 배우고 여행도 할 계획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돼 한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IT 벤처기업 대표를 만났는데, 그분과 남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그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됐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이 시작됐다. 일년 후 회사와 재계약을 하려던 시점에 친한 친구가 학교를 마치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고려대학교로 편입을 하기로 마음 먹고, 다시 학생이 됐다.

-유튜브 채널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유튜브 활동은 2015년 1월부터 시작했다. 초반에 반응이 생각보다 괜찮았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 파트타임으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유튜브 채널의 컨셉을 ‘라티나 사람’으로 정했나. 예전부터 구상했던 아이디어인지.

멕시코에서 살 때 한류 팬들이 주변에 많았다. 그때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한국드라마, 화장법, 음악 등에 빠져있는 남미 여학생들이 너무 많은데 그들을 충족시켜줄 만한 스페인어 콘텐츠가 부족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능성이 보였다.

멕시코에서도 해볼 생각이 있었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한류 팬들이 라티나 (남미 여자)가 하는 말을 관심 있게 들어줄지 몰랐다. 그러다 한국에 오고 나서 친구들과 함께 해보려고 했지만 같이 하겠다는 친구가 없었다. 그래서 혼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다행이 결과가 좋았다.

-‘라티나 사람’의 주요 관객은 멕시코에 사는 한류 팬들인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만 브라질 다음으로 중남미에서 가장 큰 나라가 멕시코이기 때문에 팬들이 그곳에 집중돼 있을 뿐이다.

-정기 구독자들은 주로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멕시코가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로 페루, 칠레, 콜롬비아, 미국. 그렇게 5개국에 팬들이 가장 많다. 그 외에도 에콰도르, 볼리비아, 스페인, 코스타리카, 푸에르토리코, 쿠바도 있다.

-동영상을 모두 스페인어로 제작하는 이유도 중남미 팬들을 위해서인가.
대체적으로 내 동영상은 스페인어권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다. 물론 다른 언어권 팬들도 있긴 하다. 최근 몇몇 동영상에 자막을 달기 시작했는데, 촬영부터 편집까지 직접 다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자막까지 넣지 못 할 때도 있다. 영어 자막을 추가한 동영상도 있고, 한글 자막도 올린 적이 있다. 한국 팬들도 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한국에도 팬들이 있는지.

한국 팬들도 있긴 하다. 어떤 팬들은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주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 한국인들이 내 동영상을 찾아 보는 것 같다. 고려대 캠퍼스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린 적이 있는데, 어느 날 한 학생이 나를 보고 인사하면서 ‘라티나 사람’ 채널을 잘 보고 있다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고려대 스페인어과 학생이었다.
▲ 산타나씨는 지금도 동영상의 모든 제작 과정을 혼자 소화해낸다. 대부분의 동영상들이 스페인어로 올라가지만 최근에는 영어 자막과 한글 자막도 추가하고 있다.
-동영상 주제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하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관객의 80%가 여성인데,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웃음). 가끔은 아이디어가 그냥 떠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동영상을 보면서 찾아보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 스텝이 필요한 촬영도 있고, 특별 출연자를 섭외해야 할 때도 있다.

-동영상 제작은 원래 즐겼는지. 카메라 등 장비는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었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메라도 없었다 (웃음). 편집하는 방법도 몰랐고, 힘들었다. 맨 처음 찍은 동영상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직장 동료가 출연했다. 그 후엔 친구 아이폰을 빌려 동영상을 찍고, 또 다른 친구가 편집하는걸 도와줬다. 그러다 두 달 정도 후에는 계속 도움을 청할 수 없어 직접 하게 됐다.

정기 구독자 10만 명이 넘기 전까지 카메라를 사지 않았다. 그 숫자를 넘어가고 나서는 장비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도 최소의 장비로 혼자 모든 일을 한다.

-'라티나 사람'이 이토록 사랑 받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잘 모르겠다 (웃음).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스페인어로 한국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이 많지 않았다. 이제 한 20개 정도 된다. 이런 채널들 가운데 ‘라티나 사람’이 구독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는 내 진행 방식이 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늘 친언니 또는 가족과 대화 한다고 생각하면서 동영상을 만든다. 꾸밈 없이 행동하고, 농담도 하면서 팬들과 이야기하려고 한다.‘라티나 사람’만의 특별한 무언가도 가미하려고 노력한다.

-고려대학교 학생 홍보대사가 된 이후 팬레터를 더 많이 받는다고 들었다.
매주 독자들에게서 이메일이 3~4백 통씩 온다. 고려대 중남미 지역 학생 홍보대사가 되고 난 후 많은 중남미 학생들이 나를 통해 한국 유학을 꿈꾸기 시작한 것 같다. 유학 지망생들이 편지로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학생들에게 운만 믿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해준다. 영어는 기본이고, 한국어 공부도 꼭 하라고 한다. 한국에서 취업을 하려면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용기도 심어주려고 하지만, 항상 노력을 강조한다.

-나르다씨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어는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려대 학생 홍보대사로 임명되고 나서 개인과외를 시작하게 됐다. 수업을 듣게 해준 학교에 감사하다. 한국에 오자마자 나가게 된 직장에서 영어로 일을 했고, 대학 강의도 대부분 영어로 듣기 때문에 한국어를 많이 배우지 못했다. 후회되는 점이다. 이번 여름 남미 투어를 마치고 나서 앞으로 더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어는 기본이다.

-동영상이 많이 올라가던데, 유튜브 채널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매주 목요일 또는 금요일 올리고 있다. 가끔 시험이 있거나 다른 일이 있어 못 맞출 때도 있지만, 최대한 계획대로 하려고 노력한다.

-작업이 힘들 것 같은데.

힘들긴 한데 재미있다. 한동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는데, 일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여름 멕시코 투어를 떠나기 전, 바이럴 비디오를 올려야 한다는 집착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바이럴 비디오란 일주일 안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걸 말한다. 이런 강박관념 때문에 동영상이 이틀 안에 10만을 넘기지 못하면 실망하곤 했다. 잠도 못 자고, 다른 채널들과 경쟁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이번 여름 멕시코에 가있는 동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됐다. 이제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팬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읽으면서, 이 일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 산타나씨는 지난 7월 고려대학교 중남미 지역 학생 홍보대사로 임명되고 여름방학 동안 멕시코 홍보투어를 나섰다. 그는 응원하러 나타난 수백 명의 팬들의 덕분에 고려대는 이번 투어를 계기로 멕시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20개를 새로 만들었다.
-고려대와 멕시코 투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멕시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 20개나 더 생긴 것이다. 설명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참석했다. '라티나 사람'을 응원하는 팬들도 많이 와줬다. 너무나도 많은 학생들이 한국 유학에 관심을 보이자 고려대 총장님이 멕시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만들어 주셨다. 나로서 너무 기뻤다.

나의 채널을 통해 남미 학생들에게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것. 그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 같다. 정기 구독자들에게 보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줘서 고마워요"라는 팬들의 메시지를 읽을 때 정말 행복하다.

-'라티나 사람'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라티나 사람'을 통해 한국을 남미에, 또 남미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 중남미 지역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많은 남미 학생들이 한국에 유학 올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다.

-'라티나 사람' 덕분 찾아온 명성을 즐기고 있는지.

사실 한국에 살면서는 유명해진 것을 잘 못 느낀다. 동영상을 스페인어로 제작하기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팬들도 있긴 하다. 결국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팬들이라고 생각한다. 고려대랑 멕시코 투어를 하면서 한번은 팬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팬 9백명을 위해 따로 팬 미팅을 한적이 있다. 나한테 시간을 내주는 모든 팬들한테 정말 감사하다.

한국은 나에게 첫 직장과 학교, 소중한 친구들을 가져다 준 나라다. 한국에 감사하다.


이하나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hlee10@korea.kr
▲ 산타나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많은 남미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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