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강희주 기자] 광둥성(广东省)의 한 부랑자 보호시설에서 49일간 무려 20명이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신징바오(新京报) 등 중국 언론은 샤오관시(韶关市) 신펑현(新丰县) 롄시(练溪)위탁부양센터에 있던 레이원펑(雷文锋)이 장티푸스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위탁시설의 충격적인 실상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폐증을 앓고 있던 레이원펑 군은 지난해 10월 중순 길을 잃고 롄시위탁부양센터에 수용됐다. 이후 2개월여만인 12월 3일 사망했고 시신은 11일이 지난 뒤에야 부모의 손에 수습됐다. 부모는 아들의 시신을 화장하면서 현지 장례식장 관계자로부터 "롄시위탁부양센터가 한해 동안 보내는 시신이 매우 많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레이 군의 부친은 관련 부문에 부양센터 측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관련 부문은 "그같은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신펑현 장례시작에 기록된 장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8일까지 49일간 부양센터에서 시신 처리를 부탁한 사망자만 20명이었다.

신문은 자체 취재 끝에 해당 보호시설이 매우 열악한 시설 가운데서 운영돼왔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운영돼온 이 시설은 해를 거듭하며 광저우(广州), 선전(深圳), 둥관(东莞), 후이저우(惠州) 등 지역의 유랑자를 보호해왔다. 지난 3월 관련 부문으로 시설 개선 요구를 받았을 때 수용인원은 733명이었다.

하지만 시설은 매우 열악했다. 한 관계자는 "15㎡ 규모의 방에 열몇명을 수용했다"며 "시멘트 침상을 같이 사용했고 내부 화장실도 재래식이어서 악취가 진동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정신장애인을 일반 사람들과 구분 없이 수용했으며 미성년자도 성인과 함께 수용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보호시설 지침을 정해 수용된 사람들에게 개인침상을 제공토록 하는 등 위생조건을 강화하고 미성년자를 성년자와 구분 수용토록 한 바 있다.

이같은 불법 수용이 폭로됨에 따라 관련 부문은 현재 정비지시를 내리고 수용인원 733명을 모두 주변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토록 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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