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애완견의 악귀가 씌었다'며 친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머니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보도에 강창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김 모 씨는 자신의 집에서 아들과 함께 당시 25살이던 친딸을 흉기와 둔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이 으르렁거리자 죽인 뒤 애완견의 악귀가 딸에게 옮겨갔다며 이같이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어머니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습니다.
살해 행위는 인정되지만 환각, 피해망상 등의 증세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한 것이어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심신상실자는 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을 받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아들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었고 사물 변별력도 있었는데 신고조치 하지 않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어머니 김 씨는 결혼 전 신병을 앓았고 한때 무속인의 길을 걸으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범행 직전 닷새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에 시달렸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범행 직후 두 피고인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보고 전문기관에 정신감정을 의뢰했고, 전문의들은 김씨가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증언했습니다.
연합뉴스TV 강창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