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원은 중화문화, 원명원은 서구문화 접목
















▲ 서태후 여름별장으로도 유명한 베이징 이허위안





황후의 별장, 황제의 정원으로 불리며 중국 베이징 관광의 필수 코스인 이허위안(颐和园)과 위안밍위안(圆明园)에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은 이허위안을 여유롭게 산책하듯 들러본 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국에 의해 약탈, 파괴된 위안밍위안에 들러 폐허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황제의 정원을 둘러보며 중국 문화를 느낀다.



이허위안과 위안밍위안은 모두 중국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정원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두 정원이 안고 있는 문화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위안밍위안





인공적인 경치와 자연의 산봉우리, 넓은 호수가 조화롭게 융합된 중국 정원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허위안이 중화 전통 문화를 담고 있다면, 반대로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위안밍위안은 외래 문화와 중국 문화의 적절할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베이징 서북 외곽에 자리한 이허위안은 청나라 때 별궁으로 사용됐던 중국 최대규모의 황실정원으로 '이허위안'이란 이름은 중국 고전에서 기인했다.



고대 중국 철학서인 주역(周易)을 보면 '이허위안'에 쓰인 '이(颐, 보양)'자는 '길함'을 나타내는 뜻으로 '제대로 잘 보양하면 길하다, 천지는 만물을 기르고 성인은 현인과 백성을 키운다, 보양이 제대로 되면 크게 길하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논어(论语) 학이(学而)편에는 '이허(颐和)'란 '임금님이 영명하고 신하들이 어질며 나라와 백성이 평안하고 세상이 평정돼 천하를 호령한다'는 태평성대로 풀이하면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천하의 중심인 중화 문화를 담으려 했던 심중이 느껴진다.



이허위안의 명칭에 대해 외국에서는 '여름궁전'이라는 의미인 '하궁(夏宫, Summer Palace)'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이허위안의 원래 뜻과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잘못된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위안밍위안의 명칭은 인도 불교 경전에서 기인한 것으로 '위안밍'은 '지혜를 구하고 세상적인 유혹을 물리치며 해탈과 융합을 통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이허'는 풍부한 의식과 백성들의 안정을 주장하고 '위안밍'은 지혜를 계발하고 성인의 공덕을 쌓는 것으로 이허위안과 위안밍위안은 상호 보완을 통해 일치되며 통일된 중국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건축양식에서도 서로 다른 점이 느껴진다. 이허위안은 누각, 정자, 다리, 문 등에서 전통적인 중화 건축양식을, 위안밍위안은 전형적인 유럽 건축양식을 많이 닮아 있다. 현재는 파손된 채 전시돼 있지만 옛 기록이나 사진에서 서구화된 건축양식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온바오 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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