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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덩씨와 모친이 생활해온 주거지 내부

20년 넘게 중풍을 앓은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한 40대 남성이 모친의 부탁으로 농약을 먹여 안락사 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광저우일보(广州日报)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광저우 판위(番禺)구검찰원은 41세의 덩(邓)모씨를 고의살해한 협의로 체포했다. 그가 5월 16일 70세 모친 리아포(李阿婆)에게 농약을 먹여 독살시킨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덩모씨의 모친은 이미 20년 넘게 중풍을 앓아왔으며, 덩씨는 이런 모친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왔다.

하지만 모친 리씨는 5월 들어 불면증이 심해지고 거동이 불편해지자 아들 덩모씨에게 "그간 수고했다. 더이상 살기 힘드니 날 안락사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덩모씨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모친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인근 상점에서 농약을 사서 모친에게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덩모씨는 "어머니가 농약을 먹은 후 2~3분이 지나 입에 거품을 물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며 "돌아가신 후 농약병을 인근 쓰레기장에 버리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덩모씨는 경찰측에 "병환이 심해져 돌아가셨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측은 사망한 리씨가 자연사가 아닌 유기성 인산 중독으로 숨졌음을 밝혀내면서 의문을 품기 시작했으며, 덩씨와 주변 지인들을 소환해 조사한 끝에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판위구검찰원은 "사유가 어떻든 모친에게 농약을 먹인 행위 자체는 형법상으로 고의살해에 해당한다"며 "덩모씨가 적극적으로 이에 가담한만큼 법에 따라 처벌을 내릴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인들과 네티즌들은 검찰측에 선처를 요구했다. 지인들은 "덩모씨는 정말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신 효자이며, 이번 행위 역시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준 것일 뿐이다"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선처를 바란다"고 밝혔다.

네티즌들 역시 대다수가 "모친에게 농약을 먹여 안락사시킨 아들의 마음이 오죽 아프겠냐"며 "부디 덩모씨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처를 요구했다. 일부 네티즌은 "아무리 모친의 부탁이라지만 그녀를 안락사시킨 건 아들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덩씨를 질타했다.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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