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말 기준 중국 매출 2천억원(12억5천만위안)', ‘지난해 ‘5년간 연평균 150% 성장’, ‘2011 중국히트상품 베스트 25에서 상위 10개 브랜드 중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 ‘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 밀폐용기 부문 브랜드 인지도 1위’

한국 국내 1위 플라스틱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LOCK&LOCK)이 지난 2002년 중국 시장 진출 이후 10여년만에 이룬 성적이다.

락앤락은 중국 시장 진출 이후 급속한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시장은 락앤락의 전체 매출 중 최대 35%를 차지할만큼 급성장을 했다.

세계 유명 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실패해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락앤락이 성공적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락앤락 유득승 베이징법인장을 만나 락앤락의 성장노하우를 듣고 내수시장 공략법을 들어봤다.







▲ 락앤락 유득승 베이징법인장
▲ 락앤락 유득승 베이징법인장
 
고급 브랜드 구축 전략
락앤락은 지난 2002년 10월 만산생산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해, 2004년 상하이에 영업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베이징과 선전에 잇따라 영업법인을 세우고 14개 도시에 분공사를 설립했으며, 3개의 생산공장과 9개의 물류 창고를 운영하는 어엿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의 발판은 중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브랜드로의 포지셔닝이다. 락앤락은 2004년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을 상하이의 고급 번화가로 유명한 화이하이루(淮海路) 신세계백화점 내에 설립했다. 화이하이루는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과 같은 곳으로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명품 브랜드가 밀집해 있으며, 연간 임대료만 연간 5억원에 달한다.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락앤락의 이러한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 화이하이루 매장은 중국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판매 뿐 아니라 락앤락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네덜란드의 유명 분유 회사인 듀멕스 사장이 우연히 신세계백화점을 찾았다가 락앤락 매장을 방문, 제품에 반해 회사 증정품용으로 3백만위안(5억원) 어치의 제품을 판매한 것은 브랜드 홍보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또한 중국 진출 후 4년간은 중국 생산 제품이 아닌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직접 수입해 원래 가격의 1.5배 가격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수입제품이라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었다.

드라마 ‘대장금’의 한상궁으로 출연했던 탤런트 양미경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도 주효했다. 2005년 중국을 강타했던 ‘대장금’ 덕분에 한국 음식과 주방 용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때에 ‘대장금’ 출연자를 내세운 광고는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락앤락 유득승 베이징법인장은 “양미경 씨를 3년간 모델로 기용하면서 락앤락 매출 상승률이 연간 3~400%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며 “브랜드 알리기와 더불어 중국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반찬통이 아닌 고급 브랜드란 이미지를 심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곳은 공략하고 먼 곳은 교제를 두터이 한다’는 뜻의 ‘근공원교(近攻远交)’의 전략도 한몫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는 법인과 직영점을 세워 직접 공략하고, 그 외 2~3선급 도시는 도매상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베이징 9개, 상하이 28개, 선전 4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상하이 1호점의 경우는 월매출 1백만위안(1억6천5백만원), 하루 최대 10만위안(1천65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유득승 법인장은 “직영점 운영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매장 운영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곳도 많지만 대도시에서는 직접적인 홍보 효과와 더불어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어 이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타오바오와 한국 제품을 다루는 ‘한국관’을 운영해 제품을 홍보하는 한편 홈쇼핑 채널을 확보해 온라인 유통에도 힘쓰고 있다.

수장의 현지화 전략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수, 락앤락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락앤락 경영진은 철저한 현장 경영과 교육으로 중국 시장 파악과 이해에 앞장서고, 주재원들과 중국 직원들의 ‘현지화’를 이끌어냈다. 중국 진출 초기 락앤락 김준일 회장이 아파트를 얻어 주재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전수 교육을 하고, 영업 현장에도 늘 함께 다니며 직접 교육한 일화는 유명하다.

제품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실례로 중국인들의 생활 필수품인 ‘차통’의 경우 락앤락 제품은 일반 제품들과는 달리 락앤락 차통에는 차 거름망을 추가한 이른바 ‘이중구조 차통’을 출시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제품 포장패키지 역시 중국식으로 맞춰 고객의 요구에 맞췄다.

더욱이 쑤저우(苏州) 락앤락 공장에는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 정치가이자 군인인 우쯔쉬(伍子胥, 오자서)의 동상을 세웠다. 우쯔쉬는 쑤저우시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당시 우쯔쉬 동상 제막식에는 지역의 유력 인사 대부분이 참가했으며, 지역 언론들 역시 “중국인의 동상을 세운 외국 기업은 락앤락이 유일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락앤락이 우쯔쉬 동상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중국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셈이다.

주방생활용품 업체 세계 1위가 목표
락앤락의 ‘중국시장 공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3선급 도시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서북부 내륙에도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시장 확대를 위해 초기 매출의 100%를 담당했던 플라스틱 제품군과 함께 유리제품, 보온류 냄비, 물병 등 제품 판매를 확대했으며, 아웃도어 제품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개발된 신제품을 현지로 들여와 테스트하는 등 신제품 판매 확대도 열심이다.

제품 판매 뿐 아니라 3개 법인에서 6년 연속으로 헌혈 운동을 펼치고, 어린이날 하루 수입을 희망공정재단에 기부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이다. 이미 중국 외에도 베트남, 태국, 인도, 이탈리아, 독일 등 전세계 11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전세계를 6개 블록으로 나눠 블록마다 독립적인 투자, 생산, 판매, 연구개발(R&D)을 하는 이른바 ‘블록화 경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운송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특판과 홈쇼핑 강화 등을 통해 유통채널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베트남 시장은 특판 영업에 집중하고 매장의 대형화를 추진해 나가고, 태국 시장은 할인점 영업에 집중하는 한편 동남아 영업법인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특판 영업을 집중 육성하고, 직영점 사업을 신속하게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유득승 법인장은 “락앤락은 올해 중국에서만 매출액 목표를 14억5천만위안(2천365억여원)로 잡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전세계 매출액 10조원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락앤락의 최종 목표는 세계 1위 주방 생활용품 업체로 발돋움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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