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지난해 열린
▲ [자료사진] 지난해 열린 '진화 개고기 축제'에서 도살될 개를 싣고 운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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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제 처리된 개가 버젓이 길거리에 걸려 있다

중국 농촌마을에서 600년 넘게 이어져 온 '개고기 축제'가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에 밀려 취소됐다.

중국 남방일보(南方日报)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저장성(浙江省)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 '개 도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자, 전날 오후 진화시(金华市) 우청구(婺城区) 간시향(乾西乡) 정부는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한 끝에 '진화 개고기 축제(金华狗肉节)'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붙였다.

매년 10월 간시향의 후터우촌(湖头村), 상천촌(上陈村), 야자이촌(雅宅村) 등지에서 열리는 '진화 개고기 축제'는 명나라를 건국한 주위안장(朱元璋)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당시 주위안장은 우저우성(婺州城) 지역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에서 기르는 개 때문에 매번 군대 위치가 발각돼 점령에 실패했다. 이에 주위안장은 병사를 마을에 잠입시켜 모든 개를 죽이고 점령에 성공했다. 그리고 죽인 개를 요리해 승전 축하잔치를 벌였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제사를 지낼 때마다 개고기를 먹었으며, 마을의 전통 축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근년들어 이 지역의 개고기 공급업자들이 개고기의 신선도를 과시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개를 공개적으로 도살하자, 인터넷에서 비난 여론이 번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초 저장성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수많은 개를 차에 싣고 끌고가는 장면부터 시작해 도살 전에 개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 죽은 개의 시체들이 길거리에 늘어져 있거나 거리에 걸려 있는 장면, 피로 뒤범벅이 된 길거리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이 게재돼 충격을 줬다.

관련 사진은 네티즌들의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 네티즌은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개고기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공공연하게 죽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면 격렬히 비난했다. 반면 일부는 "돼지고기, 양고기도 먹는데 왜 개고기 가지고 그러느냐", "마을의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 "어떤 고기라도 동물 도살 현장을 보고 먹을 수는 없다"고 변호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청구 홍보부 관계자는 "축제와 관련해 비난 여론이 커짐에 따라 '개고기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으며, 길거리에서 개를 도살하는 행위도 금지시키기로 했다"며 "당국은 앞으로 '개 도살 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시성(广西省) 위린시(玉林市)에서도 매년 '개고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축제 기간 동안 지역 시민들은 지역 특산물 여지(荔枝)와 개고기를 함께 먹는다. [온바오 D.U.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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