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의 허재 감독 폭발 사건 보도 캡쳐 사진 |
중국 취재진의 무례함에 허재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의 화가 폭발했다.
한국과 중국의 아시아 남자 농구선수권대회 4강전이 끝난 24일 밤.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기자회견장엔 많은 중국 기자들이 몰렸다. 56대43 승리를 이끈 중국의 밥 던월드(미국) 감독과 패장인 한국의 허재 감독이 참석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엔 일반적으로 승장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날은 허 감독에게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그 내용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선 볼 수 없는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내용뿐이었다.
한 중국 기자는 허 감독과 함께 선수 대표로 배석한 오세근에게 “왜 7번을 팔꿈치로 가격했나”라고 물었다. 경기 중 몸싸움과 반칙이 빈번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식 이하의 ‘취조’였다. 다친 선수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오세근은 “경기 과정의 일부였다”고 대답했다.
허 감독이 받은 첫 질문은 “당신은 유명한 3점 슈터였는데, 왜 오늘 한국 선수들은 5%(3점슛 20개 중 1개 성공)밖에 성공하지 못했는가?”였다. 한국 선수들의 중거리슛 부진과 허 감독의 현역 시절 기량과는 관계가 없는데도 조롱하는 듯한 질문으로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허 감독은 “중국이 수비를 잘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이어 “중국에서 대회가 열려 심판판정이 불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오늘도 그랬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날 심판 판정엔 문제가 없었다. 중국 기자의 의도는 한국이 중국보다 실력이 뒤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노 코멘트(할말 없음)”라고 답한 허 감독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일부 중국 기자들은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른 중국 기자는 “경기 전 중국 국가가 나올 때 한국 선수들은 왜 움직였는가”라고 물었다. 중국 국가가 끝날 무렵 우리 선수 일부가 살짝 움직였다는 이유로 이런 ‘항의’를 한 것이었다.
질문을 전달받은 허 감독은 더 참지 못하고 “뭐 그런 걸 물어봐?”라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중국 기자 일부는 퇴장하는 허 감독을 향해 “우~”하는 야유와 함께 “집으로 가라(Go back home)”고 외쳤다.
패자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무례함으로 일관한 중국 취재진의 ‘저질 인터뷰 쇼’였다. 허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도 “공식 기자 회견에서 그런 걸 물어보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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