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닝보 시민들이 화학공장 증설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로이터



지방정부가 화학공장 증설에 반대해 며칠째 이어진 주민들의 항의시위에 결국 굴복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넷(人民网)의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浙江省) 닝보시(宁波市)정부는 27일 오후 시노펙(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 中石化)의 전하이(镇海) 화학공장 증설과 관련해 회의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28일 저녁 "전하이 공장 증설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과학적인 재조사를 거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노펙은 닝보시 스화(石化)경제기술개발구에 총공사비 559억여위안(9조8천2백억여원)을 투자해 연간 정유 1천5백만톤, 에틸렌 12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화학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공장 부지도 422헥타르에 이르는 등 시노펙이 최근 추진 중인 공장 건설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이다.



문제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파라크실렌(paraxylene) 때문이다. 파라크실렌은 중추 신경계와 간, 신장 등 장기를 손상할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공장 증설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10월 초부터 개별적으로 투서를 보내고 공장 증설을 반대했으며 22일에는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2백여명이 집단으로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서명을 정부에 보냈다.



급기야 주민들은 집단으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1천명이 넘는 주민들이 시정부 청사와 시내 번화가에서 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일부 흥분한 시민이 경찰 병력을 폭행하고 경찰차를 파손하는 등 과격한 행위를 했으나 시위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평온했다.



닝보시정부는 시민들의 항의에 결국 시노펙의 화학공장 증설을 중단했다. FT는 "이번 시위는 중국인들의 환경보호 의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후베이성(湖北省) 지역신문 창장일보(长江日报)는 29일 자체 사설을 통해 "샤먼(厦门), 다롄(大连) 등 지역에서도 이미 파라크실렌과 관련해 시위가 벌어져 공장 건설이 취소된 바 있다"며 "지방정부는 지역 경제발전과 관련해 과학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민중들의 실질적인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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