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이정희 씨

▲ 통합진보당 이정희 씨

 

"친일의 후예, 낡고 부패한 유신독재의 뿌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재집권은 국민에게 재앙이자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퇴행입니다. 노동자, 농어민, 서민이 함께 사는 새로운 시대, 남과 북이 화해하고 단합하는 통일의 길로 가기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절망을 끝내겠습니다. 진보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대통령선거 후보를 사퇴하며 한 말이다.



박근혜 후보의 낙선이 목적이었던 이정희 씨의 주장은 수십년전 친일과 유신은 용서할 수 없지만 당장의 3대 세습독재, 북한과는 화해하고 단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그녀가 말하는 진보이다. 그녀가 말하는 새로운 시대는 노동자, 농어민, 서민이 함께 사는 시대이다. 즉, 그녀의 현실인식은 대한민국의 노동자, 농어민, 서민이 주인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나라와 역사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는 세력이 있고 그들과 맞서기 때문에 '진보'이고 그래서 자신들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청산이 오늘의 '진보'가 주장하는 진보의 구체적 내용이다. 그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독재, 부패, 친일, 반북 세력을 규정하고 이들과 적대전선을 만들고 사회적, 역사적 '적과의 투쟁'에서 진보의 의미를 찾으려 했다.



'진보'의 논리와 내용이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진보'가 진화를 못하고 기존의 것만 답습하고 있다. 7080세대 노래를 부르며 '강남스타일'을 노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전에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대가 있었다. 민주, 통일 세력이 집권을 했었다. '진보'가 말하는 진보의 역사를 실현한 셈이다. 그런데, 이명박 집권시기는 역사적 퇴행의 시대였으며 새누리당의 재집권은 퇴행의 연장이라는 말이다. 자신들이 집권을 해야 진보이고 상대가 집권하면 역사적 퇴행이다.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인식하는 오만방자한 독재자의 사상이다.



대한민국은 87년 6월항쟁을 통해서 선거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 국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택해왔다. 이정희 씨가 말하는 노동자, 농어민, 서민들이 말이다. 오히려 노동자, 농어민이 밀집한 지방에서 이정희 씨의 주장에 반대표를 던져왔다. 이정희 씨가 말하는 노동자, 농어민은 어느 나라 사람들을 말하는가?



지난 20세기 맑스레닌주의에 근거한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해 사회주의 국가가 세워졌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권력을 세우고 적대 세력을 처단하고 근로인민대중의 나라를 만들었다고 했다. 결과가 어떠했는가? 역사의 진보, 인민이 풍요롭고 행복한 나라는 커녕 새로운 독재권력을 양산했고 근로인민대중은 굶주리고 억압당했다.



맑스의 철학은 '부정의 부정'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사회발전과 역사진보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즉, 역사 진보를 가로막는 세력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역사는 진보한다고 인식했다. 하지만 지난 20세기 인류역사는 기존의 낡은 것에 대한 부정이 곧 진보나 발전이 아님을 가르쳐줬다. 진보와 발전은 '부정'과의 투쟁을 통한 승리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진보의 구체적 철학과 내용을 찾고 발전의 지혜로운 이론과 정책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기존에 대한 부정, 그 자체에서 진보를 찾는 자들은 피의 역사만 반복할 뿐이다. 나라와 역사 발전을 이정희 씨와 같이 '부정의 부정'이라는 정치철학에 근거한 '투쟁'의 관점에서 인식하는 자들이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정치는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 이들은 불의와 어둠의 존재에서 자기 존재가치를 찾기 때문이다. 진보와 자신을 일치화하는 자들의 '절대적 신념'에 권력이 실리면 또 다른 불행의 역사가 만들어질 뿐이다.



사회와 역사의 약자 편에 서 있다고 착각하는 이정희 씨와 그녀의 정치집단은 남한사회에서는 반독재를 주장하면서 북한사회에 대해서는 친독재 입장을 취해왔다. 그들의 민주와 통일은 정치 철학이 아니라 정치적 수단에 불과하다. 남으로는 민주의 카드를 꺼내들고 북으로는 통일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남에서는 분쟁을 일삼으며 북으로는 화해를 주장하고 남에서는 반독재를 주장하면서 북으로는 세습독재를 비호했다. 민주와 통일은 보편적 가치이지 대상과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옵션'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보편적 가치를 달리 적용하는 자들! 그들이 정치개혁을, 역사진보를 논한다? 철학도, 이론도 없는 자들이 20여년전 대학시절의 인식 수준으로 역사진보와 나라발전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들 자신 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소수인 것이다.



10여년 전, 굶주림에 쫓겨 남의 나라 땅으로 탈출을 해서 '국제적 걸인'이 되는 북한 주민들에 관한 '팩트'를 전했을 때, 그대들은 어떤 입장을 취했던가? 세습독재를 비호해온 그대들이 인권, 민주, 통일을 주장하며 역사진보, 정치개혁을 논한다? 그대들이야말로 민족과 역사의 거짓, 불의,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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