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순

중국의 '치링허우'(70后, 70년대 이후 출생자) 작가 중 선두주자로 주목받아온 조선족 작가가 중국 주류문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동포사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변인민방송국 프로그램 '문학살롱'은 최근 장편소설 '춘향'으로 지난해 말 준마상(骏马奖)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조선족 작가 김인순을 화제의 인물로 선정하고 그녀의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1981년 제정된 '준마상'은 중국작가협회와 국가민족사무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문학상으로 마오둔(茅盾)·루쉰(鲁迅)·아동문학상과 함께 국가 4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준마상' 심사위원들은 "소설 '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국경과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시각에 맞춰 재구성했으며 주인공의 회고 장면 등 일인칭 시점의 파격적인 문체를 선보였다"며 "예술적으로 정교한 작품이다"고 평하고 '춘향'을 장편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연변작가협회 소설창작위원회 김혁 주임은 "중국 문단에서는 '치링허우'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등 지난 98년부터 하나의 사조를 이루고 있다"며 "대표 작가들은 광저우(广州), 쑤저우(苏州) 등 남방 지역에 많은데 김인순 작가는 이 중 유일한 조선족 작가로 '북방대표'로 불리며 몇해 전 중국의 유력 문학잡지가 선정한 '10대 치링허우 미녀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그녀를 소개했다.



김인순 작가는 1970년 지린성(吉林省) 바이산시(白山市)에서 태어나 지린예술대학 연극문학부에서 희극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잡지사에서 일하며 문단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녀는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현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표현했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도 간간이 곁들여 지명도를 쌓아 올렸다.



2002년 발표한 단편소설 '물가의 아디야'(水边的阿狄雅)는 중국 최고 단편소설을 수상했으며 이는 영화 '녹차'(绿茶)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당시 장원(姜文), 자오웨이(赵薇) 등 톱스타들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으며 원작자인 김인순도 주목을 받았다.



김인순 작가의 중단편소설은 중국문단의 주요 문학지에 수록됐으며 이 중 소설 '기'(伎)는 '20세기 중국 단편소설집'에, '해변의 풍경은 아름다워라'(人说海边好风光)는 21세기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혔다.



다만 김 작가가 쓴 모든 소설은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쓰여졌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족이 거의 없는 탄광 지역에서 자라 민족언어와 문자를 배우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하지만 집안에서 김치를 담그고 국도 늘 끓여먹는 등 음식과 가정생활 모두 순 조선족 문화로 마음만은 완전한 조선족이다"고 강조했다.



김인순 작가는 현재 창춘(长春)에 작업실을 두고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온바오 강희주]

관련뉴스/포토 (1)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