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은 주루이펑 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근 중국사회를 달군 충칭시(重庆市)의 공무원 성상납 동영상 사건이 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경찰은 사건을 폭로한 당사자를 불러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 등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반면 폭로자는 "성상납 동영상이 더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충칭시 고위급 관리의 성상납 동영상을 처음으로 폭로한 주루이펑(朱瑞峰) 씨가 지난 28일 오전 10시부터 7시간여 동안 베이징 더성먼와이(德胜门外)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주씨는 일반 시민과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고발 사이트 인민감독넷(人民监督网, jdwsy.com)을 설립한 창시자이자 편집장으로 지난해 11월 사이트를 통해 충칭시 베이베이구(北碚区)위원회 레이정푸(雷政富) 서기의 성상납 동영상을 폭로해 화제가 됐다.



주씨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6시 30분, 자신의 집으로 경찰 5명이 찾아와 문을 두들기며 영상자료 제출 등 협조를 요구했다. 주씨는 경찰 내부의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료를 제출하거나 집안을 조사할 수 없다고 맞섰다. 3시간여 동안의 승강이 끝에 주씨가 파출소에 출두키로 하자, 경찰은 물러났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10시, 주씨는 변호사 4명과 함께 더성먼와이 파출소로 출두했다. 처음에는 변호사 대동하에 조사를 받았으나 충칭시 경찰이 "주루이펑과 단독으로 심문을 원한다"며 변호사를 조사실 바깥으로 내보냈다. 주씨는 이후 혼자서 6시간여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주씨는 심문 후, 파출소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충칭에서 파견을 온 경찰이 조사 내내 내가 가지고 있는 동영상 원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는데 경찰이 증거를 찾기는 커녕 내부 고발자가 누구인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경찰을 믿을 수 없어 요구한 동영상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는 취재원을 보호하고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며 "이미 성상납 협의로 면직당한 11명 외에도 그보다 직급이 높은 충칭시 관료 5명의 성상납 동영상을 가지고 있으며 좀 더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면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충칭시의 성상납 동영상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씨의 변호인인 청하이(程海) 변호사는 경찰의 조사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청 변호사는 "경찰이 저녁에 주씨의 집을 찾아와 직접 영상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점, 변호사의 동석을 거부하고 단독으로 주씨를 조사한 점을 보면 경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충칭시 경찰은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칭시기율검사위원회는 펑즈융(彭智勇) 주룽포구(九龙坡区) 서기, 판밍원(范明文) 비산현(璧山县) 서기, 저우톈윈(周天云) 충칭시부동산그룹 사장 등 공무원과 국유기업 간부 11명을 레이정푸 서기의 성상납 동영상과 연루된 혐의로 면직 처분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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